희생양 된 반도체… "수출 16.5% 줄것"

      2019.07.14 17:51   수정 : 2019.07.14 17:51기사원문
올 하반기 국내 제조업이 백척간두에 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일본이 국내 제조업의 핵심 소재와 부품 수입길을 막으면서 사실상 경제전쟁 상황에 돌입했다. 2·4분기 잠깐 반등한 제조업 지수는 하반기 또다시 꺾여 어두운 터널을 지날 전망이다.



14일 산업연구원이 국내 10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4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시황 현황은 88로 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지수도 95를 기록해 20포인트 증가했다.
BSI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분기 대비 개선을,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악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상승세는 이어가지 못할 전망이다. 3·4분기 제조업 전망과 관련 시황과 매출 전망 BSI는 모두 90, 96을 기록해 8포인트, 6포인트씩 하락했다. 내수(95)와 수출(98) 전망치가 100 밑으로 동반 하락했고 설비투자(98)와 고용(98) 전망 역시 하회했다.

업종별로도 반도체(94), 자동차(92), 조선·기타운송(99), 기계장비(89), 철강금속(89), 전기기계(94), 섬유(87) 등이 100 밑으로 다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KDB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도 반도체·자동차·조선·휴대폰·건설 성장은 둔화되고, 해운산업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시언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반도체와 자동차·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 업황 부진, 가계부채 부담, 낮은 노동생산성 등은 내수·수출 회복 제약요인"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도 수출 환경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품목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는 상반기(생산액 전년동기 대비 -26.2%, 수출액 -24.0%)에 이어 하반기에도 각각 전년 대비 생산액 -14.6%, 수출액 -16.5%로 경기둔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런 반도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을 다녀왔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다. 삼성전자·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공급 초과까지 겹쳐 올해 시장 규모가 14.2% 감소한 135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동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한국GM 유럽브랜드 오펠, 르노삼성 미국브랜드 닛산의 생산계약 종료 등으로 하반기 6.2% 감소할 전망이다. 이 밖에 시장 둔화가 뚜렷한 해운, 조선, 휴대폰도 하반기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편 반도체에서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리스크도 변수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할 경우 규제를 받는 품목은 1100개가 넘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첨단소재를 비롯해 전자, 통신, 수소차, 배터리, 로봇 등 그 대상이 신산업까지 확대될 수 있어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km@fnnews.com 김경민 임광복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