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돈’ 보조금이 줄줄 샌다

      2019.07.16 08:38   수정 : 2019.07.16 08:38기사원문
【창원=오성택 기자】보조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보편화·일상화 돼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창원·의령·창녕·하동·합천 등 5개 시군을 대상으로 농업 보조금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91건 15억3000여만 원의 보조금 부정수급 등 위법 부당사항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도는 최근 정부에서 생활적폐 9대 과제 중 사익편취 유형의 생활적폐로 ‘보조금 부정수급’을 선정함에 따라 농업분야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을 위해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결과, 보조사업자의 배우자와 지인 등의 명의를 빌려 일용근로자로 허위 등록하고 보조금을 집행한 후 공사업체로부터 공사대금을 되돌려 받는 등 보조금을 가로챈 보조사업자와 공사업체를 적발했다.

또 사망자 인장과 서명을 도용하거나 존재하지도 않는 허위 지번에 농약이나 비료를 살포했다는 허위 확인서를 작성해 보조금을 지급받거나 사업비 단가를 부풀려 과다계상하고 부풀려진 사업비를 자부담 대납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있는 보조사업자와 업체도 적발했다.


도는 이들 보조금 거짓·부정 집행과 목적 외 사용, 법령 등 위반에 따른 보조금 부정수급 15억3000여만 원에 대해 전액 회수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보조금 부정수급과 관련 △부정수급자 등에 대한 제재 강화 △농림사업정보시스템(Agrix) 개선 △특정단체 등에게 중복·편중 지원을 사전에 방지토록 하는 사업대상자 선정위원회 운영 방식 개선 △농업보조사업 원가계산 일원화 등 지침 개정이 필요한 14건의 개선방안을 마련해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림부와 도 소관부서 및 시·군에 개선 건의 및 권고할 방침이다.

정준석 도 감사관은 “이번 감사가 그동안 비정상적이고 관행적으로 지원하거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농업재정지원 사업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면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특혜성 지원이나 보조금을 부당하게 집행한 경우 엄중한 처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이번 특정감사 결과를 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소관부서와 시군에도 알려 지적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한편, 보조금이 농업인에게 골고루 지원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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