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 선점하자"… 韓 블록체인 기업, 현지 진출 '박차'
동남아시아가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의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같은 유력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한 국내시장과 달리 동남아시아 시장은 아직 대형 서비스 기업의 손이 닿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게다가 풍부한 고객군을 활용해 사용자 반응을 빠르게 살필 수 있다는 평가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엠블과 템코, 마이크레딧체인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 블록체인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거점으로 현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해당 업체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사업이라고 하면 덮어놓고 경계하는 국내 분위기와 달리 현지 정부는 블록체인과 코인을 바탕으로 한 자사 사업모델을 충분히 검토한 후 최종 허가를 내렸다”며 “사업적, 정책적 측면을 고려해봤을 때, 동남아시아 시장이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엠블·템코, 싱가포르 정부 지원 육성 프로그램 참여
국내 프로젝트인 엠블과 템코는 싱가포르 산업통상부 산하 기관인 엔터프라이즈 싱가포르에서 지원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육성 프로그램 ‘트라이브 엑셀러레이터’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TADA)’를 출시한 엠블은 현재 약 2만 7000여명에 달하는 현지 운전기사와 20만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캄보디아 프놈펜과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상품이력 관리 시스템 ‘구하다(GUHADA)’를 개발 중인 템코 역시 지난해부터 싱가포르 물류 기업인 로지스틱스X와 함께 블록체인을 통한 물류환경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내 구하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싱가포르 현지진출도 적극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밍응(Yi Ming Ng) 트라이브 엑셀러레이터 대표는 최근 블록포스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은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고, 다양한 실사용처를 만들어 내고 있는 블록체인 선진국가”라며 “엠블과 템코 역시 블록체인을 통한 스마트시티 구축이라는 프로그램 주제와 부합하고,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도 활발
블록체인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굿모닝’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크레딧체인은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게임사인 망고소프트와 서비스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굿모닝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활동에 따른 보상으로 지급받는 포인트를 사용해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레딧체인은 현지 모바일 광고 플랫폼 업체인 캐시트리와도 협력하고 있다.
굿모닝 서비스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3개월만에 10만명에 달하는 현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 측은 홍콩과 태국, 베트남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퓨처피아 개발사인 시그마체인 역시 베트남 현지 마케팅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블록체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스낵’ 사용처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시그마체인 오영석 부사장은 “서비스 포화상태인 한국과 달리 동남아시장에서의 서비스 반응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라며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현지 분위기에 맞게 맞춤형 스낵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