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8개월 삼바 수사, 본류 '분식회계' 밝히지도 못해..'표적수사' 비판

      2019.07.21 20:36   수정 : 2019.07.21 20:36기사원문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증거인멸 의혹 수사가 지난 8개월간 숨 가쁘게 진행됐으나 사건 본류인 분식회계를 밝히지 못해 '표적 수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김태한 삼바 대표에게 5월 22일 증거인멸 혐의에 이어 지난 16일 분식회계·개인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모두 기각된 만큼 향후 검찰 수사가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김 대표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새로운 물증을 확보하기 어려워 또다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주요 범죄 성부(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수집이 돼 있는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 대표 등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아울러 삼바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무, 재경팀장 심모 상무도 같은 사유로 구속될 위기를 벗었다.
그간 검찰은 김 대표가 2015년 삼바의 가치를 부풀리는 분식회계 과정에서 의사 결정에 관여·지시한 혐의, 안진 소속 회계사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의 평가보고서를 작성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왔다.

검찰은 회계사들로부터 "삼성 주문대로 보고서 내용을 작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만큼 김 대표 등에 대한 법원의 영장 발부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가져왔다.

이번 김 대표 등의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면 수사의 본류인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한 영장 발부가 처음이어서 분식회계 수사가 물꼬를 틀 수 있었다.

그러나 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게다가 오는 25일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 취임 이후 검찰 인사로 인한 수사팀 교체 시기까지 맞물려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삼바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 인력을 12명에서 18명으로 대폭 늘렸으나 별건인 증거인멸 의혹 수사에만 치중해왔다.

그간 검찰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한 삼성 관계자는 총 8명에 달했지만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삼성 관계자는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도 본류인 분식회계 정황이 딱히 없기 때문에 증거인멸로만 수사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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