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157㎝ 대형 구멍…불안감 커지는 한빛원전
2019.07.25 11:47
수정 : 2019.07.25 13:40기사원문
(영광=뉴스1) 박영래 기자,전원 기자 = 전남 영광 한빛원전 4호기의 격납건물 콘크리트 벽에서 최대 깊이 157㎝의 대형 공극(구멍)이 확인되면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원전 폐쇄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한국수력원자력과 한빛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 등에 따르면 계획예방정비가 진행 중인 한빛원전 4호기 원자로 격납건물 콘크리트 벽에서 지난 3일 발견됐던 대형 공극의 깊이는 157㎝로 확인됐다.
공극이 발견된 부분은 4호기 격납건물 172피트 높이의 주증기배관 하부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은 "주증기배관 하부에서 발견된 공극의 크기가 가로 331㎝, 세로 38~97㎝, 깊이 4.5~157㎝인 것으로 23일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극 발생 원인은 건설 당시 콘크리트 다짐 불량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대형 공극이 발견된 부분의 콘크리트 두께가 167.6㎝인 점을 감안했을 때 공극이 가장 깊은 부분은 약 10㎝정도의 두께만 남고 내부가 비어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박응섭 한빛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장은 "공극은 원뿔형태로 길게 들어가는 모양새로 가장 깊은 곳이 바로 157㎝였다"고 설명했다.
격납건물의 콘크리트벽과 강철판은 만일의 사고 발생 시 방사성물질의 외부 누설이나 누출을 방지하는 다중방호벽으로 최후방벽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다.
1989~1995년에 건설된 4호기 격납건물은 당시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4호기는 2017년 증기발생기 내에 이물질인 망치가 들어있어 증기발생기 조기 교체와 콘크리트 공극 등이 다수 발견돼 2년 넘게 가동을 멈추고 계획예방정비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격납건물에서 부실시공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장 환경단체는 원전 폐쇄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은 25일 "168㎝ 두께의 벽에서 깊이 157㎝의 구멍이 발견됐는데 과연 이것을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안전의 초전선에 있어도 부족한 핵발전 시설이 단순 그물수준을 넘어 찢어진 그물과 다를 바가 없이 구멍이 숭숭 뚫린 건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한수원 관계자는 '격납건물의 구조적인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 '보강공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 시키겠다'고 언론에 말한 것은 어디서 오는 자신감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4호기에서는 지난 2년 동안 크고 작은 100여개의 구멍과 그리스 누유부(오일 유입)가 발견됐다. 또한 '한빛원전 민관합동조사'에서 14㎝를 초과하는 공극 96개소, 14㎝ 이하 공극 23개소 등 총 120개의 공극이 발견됐다.
공동행동은 "4호기 재정비를 멈추고, 당장 폐쇄해야 한다"며 "폐쇄를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