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에 한번 나올 스타검사"…윤석열에 기대거는 후배검사들
2019.07.25 19:55
수정 : 2019.07.25 20:04기사원문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대한민국에 윤석열 선배만한 스타검사가 어디 있었나. 윤 선배는 2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캐릭터다.
25일 취임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59·사법연수원 23기)과 수년 전 근무한 연이 있는 한 후배 검사의 평가다. 수사만 잘하는 검사는 매 기수 나오지만 윤 총장처럼 다양한 역량을 결합한 '완성형 검사'는 이제껏 없었다는 얘기다.
그는 "인성이라는 건 종합예술"이라며 윤 총장의 덕목으로 "공감 능력과 수사 대상자에 대한 배려, 외압에 굴복하지 않은 배포"를 꼽았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을 때 검찰 내부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선의 그림인가'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그러나 윤 총장 개인에 대한 평가는 한결같았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해박한 달변가'다. 미국 유학을 가본 적이 없으나 미국 연수를 다녀온 웬만한 검사들보다 미국 법에 정통하다는 식이다. 윤 총장은 동기들보다 비교적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면서도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후배들과 '끝장 토론'을 즐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스토리가 재밌고 순발력으로도 따라올 사람이 없다"며 "윤 선배를 딱 두 번 만난 와이프가 지금까지 만나본 한국말 하는 사람 중에 최고의 유머라고 하더라"고 기억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꼰대'보다는 '스토리텔링의 대가'에 가깝다는 후한 평가다.
검찰총장이 돼서도 적폐 수사처럼 현 정부 입맛에 맞는 수사만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후배들은 윤 총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엄격히 지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정치적 고소'가 증거 있는 범죄가 아니었을 뿐 정권 후반기에 현 정권의 부정·부패 첩보가 들어온다면 충분히 권력을 향해 칼날을 들이댈 인물이라는 것이다.
재경지검의 또 다른 부장검사는 "윤 선배는 나오는 대로 가는 사람"이라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은 무조건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국민'을 24번이나 언급하며 "형사 법집행 권한은 사익이나 특정세력이 아닌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하고, 이렇게 권한을 행사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때 '항명 파동'을 일으킨 장본인인 만큼 후배들이 가는 길을 막지 않는 선배로도 회자된다.
윤 총장과 근무 인연이 있는 또 다른 후배 검사는 "후배들이 뭘 하겠다는데 그걸 못하게 하는 상사의 모습을 너무나 부끄럽게 여겨서 후배들이 하겠다고 하면 할 수 있게 해준다. 기본적인 신뢰가 있다"고 했다.
윤 총장의 장점으로 꼽히는 '형님 리더십'과 동전의 양면일 수 있는 '패거리 문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특히 26일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서 윤 총장의 측근이 얼마나 기용될지가 그 첫 시험대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윤석열 사단은 누가 봐도 실체가 명확하다"며 "국정원 댓글 수사팀과 대검 중수 과장 당시 연구관 등 특수통으로 특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