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역사 석포제련소 ‘얼룩진 신뢰’
2019.07.26 17:53
수정 : 2019.07.26 17:53기사원문
26일 제련 업계에 따르면 영풍그룹의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아연을 연간 65만t 가량, 석포제련소는 연간 36만t을 생산하고 있다.
환경부가 제련소 인근 주민 700여명의 소변과 혈액을 조사한 결과, 카드뮴 농도는 국민 평균의 3.5배, 납은 2.1배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폐암을 일으키는 카드뮴은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는 14.7㎎, 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아연은 토양오염대책기준을 두배나 넘는 2052㎎이 검출되기도 했다.
석포제련소 인근 한 주민은 "제련소 안의 작업장은 말할 것도 없고 제련소 인근의 대기·토양·물 등이 전방위적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지 오래 됐지만 제련소에 종사하고 있는 대부분의 직원이 석포 주민들이라 이렇다할 말을 대놓고 꺼내는 것조차 어려웠다"면서 "주민들이 중금속 등 오염으로 인한 질병에 걸릴까봐 걱정되고 초조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석포제련소는 지난해 중금속 폐수 유출로 조업정지 20일, 올해 추가로 120일 처분이 예고된 상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대기오염 물질 측정 조작 혐의로 임원 2명이 구속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측정치 4300건 가운데 40%인 1800여 건이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석포제련소의 대기오염 물질조작 행위는 임원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구속과 수사의 초점이 영풍석포제련소 사업장 전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영풍그룹 전체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녹색당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온갖 불법행위들이 드러나고 있는데 이 모든 의사결정이 실무선에서 이뤄졌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은 영풍그룹 전체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영풍그룹 측은 "환경단체는 제련소 폐쇄를 전제로 주장을 펼치고 있고 우리는 지속운영을 전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 대립각을 형성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제련소 인근 주민들로부터 직접적인 의료상의 손해배상 청구가 없었다"면서 "선제적 대응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