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직격탄' 작년 노래방 창업 766개…역대 최저
2019.07.28 09:00
수정 : 2019.07.28 21:58기사원문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의 급속한 확산으로 직장내 회식이 크게 줄면서 국민 여가활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노래방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새로 창업한 노래방은 766개에 그쳐 노래방이 국내에 사실상 등장한 1992년 이후 가장 적었다. 노래방 창업이 가장 많았던 1999년의 10분의 1에도 못미쳤다.
이처럼 노래방의 수요가 줄고 있는 만큼 고급화나 타깃고객별 특화 서비스 도입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그룹이 28일 발간한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②-노래방 현황과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노래방 수는 2011년 말 3만5316개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5월 현재 3만3000개로 축소됐다.
보고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주 52시간제 도입, 워라밸 문화 확산 등으로 핵심 고객인 직장인의 회식이 감소해 2차로 애용되던 노래방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폐업, 휴업 또는 등록 취소로 시장에서 이탈한 노래방은 2015년 이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413개나 됐다. 올해 5월까지 이탈 노래방도 657개로 전년 같은 기간 295건의 2배를 넘어섰다.
노래방은 대체로 임대료가 저렴한 지하나 2층 이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1인이 운영할 수 있어 인건비 부담이 높지 않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이나 사업경험이 필요하지 않아 시장진입이 쉽고 차별화가 어려운 업종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7656개)와 서울(6345개), 인천(2388개), 부산(1970개), 대구(1871개) 순으로 노래방이 많았다. 노래방이 가장 많은 동은 광역시청·지방경찰청·번화가가 있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으로 197개가 영업중이다.
국내 첫 노래방은 지난 1991년 부산의 한 오락실에 개설됐다. 그 이후 인기를 끌면서 2년만인 1993년 전국에서 2만여개 업체가 성업했다. 1999년 3월 노래방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고 오후 10시 이전 청소년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더욱 확산됐지만 낮은 진입 장벽에 따른 치열한 경쟁과 워라밸 문화 확산 등으로 2011년을 정점으로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이후 소비트렌드 변화 흐름을 타고 1인 가구 밀집지역과 번화가를 중심으로 코인노래방이 빠르게 증가했으나 이 역시도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말 기준 전국의 코인노래방 수는 2839개다.
보고서는 노래방의 폐업은 꾸준한 반면 신규 등록이 적어 시장경쟁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코인노래방은 최근 성장이 다소 둔화되기는 했으나 1인 가구 증가와 개인화 경향을 기반으로 기존 노래방을 대체해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택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주52시간제 시행과 같은 외부환경 변화에 대해 노래방들의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상권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기반으로 타깃 고객 특화 서비스와 잠재고객 유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계 마케팅, 케이팝(K-Pop) 인기를 활용한 외국인 고객 유치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