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 삼정그린코아 상가 단식 7일째.. “해결 못하면 신불자에 가정 파탄“
2019.08.01 15:45
수정 : 2019.08.02 09:10기사원문
지난달 26일부터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상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인 이(65·남) 씨, 서(47·남) 씨가 1일 현재 단식 7일째를 맞았다. 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차청) 앞에서 단식 중인 어(55·여) 씨, 최(60·여), 정(60대·여) 씨 등 세 명은 4일째다.
앞서 부산 강서구 명지동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상가 수분양자 176개 점포 260여 명은 ‘명지국제삼정상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24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앞에서 ‘분양 사기 피해자 호소 집회’를 했다.
이들이 한 여름 뙤약볕 아래 단식 농성이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지난 2016년 해당 아파트 상가의 수분양자들로, 시행사인 테미스코리아로부터 ‘사기 분양’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천막에서 만난 이 씨는 “이 상가가 잘못되면 큰일날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우리는 집회 한 번 나가본 적도 없는 평범한 시민이었다. 정말 처절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이곳에 나와 있다”면서 “그럼에도 시행사인 테미스코리아나 삼정그린코아, 경자청에선 사람이 죽어도 눈 하나 꿈쩍 안 할 만큼 ‘나 몰라라’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비대위 측이 주장하는 시공사와 시행사의 불공정 계약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분양받았음에도 환풍·조리 시설을 갖추지 않아 음식점 영업이 불가한 점 △시행사가 수분양자에게 알리지 않고 설계 변경을 한 점 △지하 주차장 누수 등의 부실시공 등이다.
실제로 해당 아파트 상가에는 전면 유리창으로 외관을 갖추고 있었으며 내부에는 환풍 및 환기 시설이 없어 음식점 영업이 어려워 보였다. 현재 건물 내부로 환풍 시설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가게 문 앞으로 내는 환기설비 ‘덕트’가 가능하다. 이 또한 그 연기가 아파트로 올라가면서 주택 입주자와의 분쟁을 피할 수 없다. 또 지하 주차장에는 누수가 일상이며 비가 안 오는 날에도 벽면에 습기를 머금고 있어 페인트가 마르지 못할 정도다.
더 큰 문제는 시행사 측이 준공허가 또는 임시사용승인도 나지 않은 아파트에서 예비 입주자들을 상대로 입주를 강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비대위 측에 따르면 시행사는 해당 아파트 1층에 입주자 센터를 마련하고 몇몇 찾아오는 예비 입주자들을 상대로 입주를 종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행자 측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입주한 세대는 10여 세대라고 밝혔다.
현재 양측은 경자청·시청 등과 같은 행정 기관의 중재를 바탕으로 시행사·시공사 측과의 대화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긴급 협상 테이블이 마련돼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이후 27일 시청에서 시행사·시공사가 빠진 가운데 진행된 회의에서 주택(아파트, 오피스텔)과 상가를 분리한 채 준공허가를 낼 수 있도록 요구했고, 경자청은 법적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아름 비대위 위원장은 “우리가 단식을 하고 거리로 나서는 이유는 업체 측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소통 창구도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개개인은 신불자가 되고 가정은 파탄 나게 된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 측은 "법적으로 공기배출시설 설치할 의무는 없지만 상가 예비입주자들의 민원에 따라 최대한 배기 설비를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비대위가 주장하는 설계 변경에 대해선 "그러한 사실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또 경자청 관계자는 “시행사와 시공사 측에 다음 협상까지 비대위 측이 요구하는 기계 배기 시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서 제출하라고 통보했다”면서 “우리 기관의 대원칙은 주요 하자는 치유가 돼야 준공 허가를 낼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법을 떠나서 실질적으로 영업 행위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사업주가 (배기 시설을) 해야 한다는 게 입장”이라고 밝혔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