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정제마진 오름세…'실적 먹구름' 걷힌다

      2019.08.01 18:14   수정 : 2019.08.01 18:14기사원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정유업체의 실적부진이 2·4분기 바닥을 찍고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초 미국의 셰일오일과 중국 정유공장의 가동률 상승으로 공급물량이 늘어났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요도 위축됐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국가들의 공급량 조절과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정제마진이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도 실적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6.7달러를 기록했다.
7월 셋째주보다는 소폭(0.7달러) 하락했지만 올해초 1달러 수준의 정제마진과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정제마진은 1~4달러에서 움직였다.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올 상반기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은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에쓰오일의 경우는 2·4분기 적자전환했다.

정유업계는 당분간 정제마진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아시아에서 공급량이 조절됐고 휴가철을 맞아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최근 "대만, 싱가포르, 중국의 소형 정유사들은 생산량을 줄여 아시아 하루 원유 소비량 2800만 배럴의 2.2%가 줄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일부 정제시설이 피해를 입어 생산량이 소폭 줄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최근 정제마진 개선이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 축소에 따른 것으로 일시적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상반기 신증설이 아시아·중동 지역에 집중된 가운데 올 하반기 신규 정제설비 가동과 8월 초 정기보수 마무리를 앞두고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글로벌 정유사들의 공급조절로 올 초만큼 정제마진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제마진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IMO의 환경규제로 정유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IMO는 내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규제한다.

선박의 저유황유 의무사용은 저유황유와 경유의 마진을 상승시킬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정유사들은 현재 선박 연료에 들어가는 고유황유의 경우 t당 4~10달러의 역마진을 보며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 저유황유가 선박 연료로 사용될 경우 t당 20달러의 마진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산물로 생산되는 고유황유의 경우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지만 내년에 저유황유로 선반연료가 전환되면 오히려 이득을 보고 판매하게 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세계 선박연료는 2억 7000만t이 사용됐고 그중 고유황선박유(HSFO)는 약 72%를 차지했다. 이런 이유에서 저유황선박유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도 정제마진 하반기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황유의 공급이 수요를 충족할 수 없어 대체재로 이용될 수 있는 경유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