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700만원' 갈등에 아내 죽인 조선족, 2심도 징역 14년

      2019.08.05 15:31   수정 : 2019.08.05 16:14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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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빚을 대신 갚아달라는 요구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아내를 살해한 조선족(중국동포)에게 2심도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형두)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방모씨(52)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4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방씨는 약 5년 전부터 사실혼 부부로 지낸 피해자 A씨의 목을 세게 눌러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방씨는 지난해 말 A씨 몰래 구매한 승용차를 담보로 맡기고 사채 600만원을 빌린 뒤 이 돈을 카드빚 변제와 도박자금으로 모두 탕진했다.

이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주거지에서 방씨는 A씨에게 "차를 맡기고 600만원을 빌렸는데 일주일 뒤에 700만원으로 갚아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지만, A씨는 "나가 죽어"라면서 거절했다.


앙심을 품은 방씨는 다음날인 12월14일 오전 화장실에서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진 A씨를 안방으로 옮긴 뒤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방씨가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용서와 사과를 구했다는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고 A씨의 유가족들은 방씨에 대한 엄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방씨는 범행 뒤 보험설계사에게 A씨의 사망에 따른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장례식장에서 휴대전화 게임을 하며 배우자를 잃어 슬퍼하거나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러한 1심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징역 14년이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고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에 의하면 권고형량의 범위는 '징역 15년 이상, 무기징역 이상'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이 '반성 없음'이나 '계획적 살인 범행'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할 수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방씨에게 유·불리한 양형요소와 함께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범위가 징역 10~16년인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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