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꺾은 토요타·렉서스, 할인하는 금액이 무려

      2019.08.07 07:00   수정 : 2019.08.07 09:22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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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구월문화로 상인회가 2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거리에서 일본 경제보복을 규탄하며 일본차량인 렉서스를 부수고 있다. 2019.7.23/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토요타가 지난달 판매량 급감을 견디지 못 하고 프로모션을 재개했다. 한국 내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촉행사가 반감을 살 수 있지만 이를 강행한 것이다.

이미 계약한 고객들의 취소가 잇따르면서 재고가 쌓이는 등 구매 심리 악화가 심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달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멈춘 공식 프로모션을 이달 재개했다.
이달 캠리 가솔린 모델과 뉴 프리우스, 프리우스 프라임, 시에나 등을 구매하는 고객은 모델에 따라 주유권 5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주력 모델인 라브4와 캠리 하이브리드 고객에게도 저금리 운용리스 프로그램과 신차교환 할부 프로그램 등 혜택을 강화했다.

할인 프로모션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렉서스 역시 자존심을 꺾었다. 신차 비교 견적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렉서스의 주력모델 ES300h는 지난달 공식 할인이 50만원 수준이었지만 이달엔 80만원으로 올랐다. UX250h 역시 30만원에서 70만원으로 할인액을 2배 이상 늘렸다.

일본계 브랜드들은 지난달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한국 내 반일 정서가 들끓자 홍보나 마케팅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판촉 활동이 한국 내 불매운동에 맞선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이를 자극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토요타와 렉서스는 지난달부터 프로모션은커녕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도 완전히 차단하며 몸을 바짝 낮췄다.

한 달 만에 토요타와 렉서스가 다시 조용히 프로모션에 돌입한 것은 판매량 급감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렉서스의 지난달 판매량은 982대로 전월에 비해 24.6%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2.5%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 처음으로 판매량이 1000대 밑으로 떨어지며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 토요타 역시 전월 대비 37.5% 감소한 865대를 파는데 그쳤다.

여기에 구매 심리 악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겟차에 따르면 불매운동 이후 7월 한 달간 렉서스와 토요타에 대한 견적 문의는 전월 대비 각각 60%, 47% 줄어들었다.

일부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이들 브랜드 계약을 취소했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렉서스 차주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는 한 누리꾼은 "내가 낸 렉서스 차 값으로 이뤄진 일본 경제지표를 인용해 아베가 '일본 경제가 문제없다'고 주장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며 렉서스 구매를 취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고차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차주들의 우려도 크다.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일본차 부품 값이 오를 수 있다는 걱정도 더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와 렉서스는 상대적으로 프로모션을 덜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라며 "판매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지켜만 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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