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대신 토종브랜드' 남영비비안·모나미 주가 200% 뛰어
2019.08.08 17:48
수정 : 2019.08.08 17:48기사원문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시 하락세가 본격화된 7월 이후 이달 7일까지 주가가 10% 이상 오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82개에 이른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및 관련장비가 11개로 가장 많았고, 섬유의복이 9개로 뒤를 이었다. 기계·자동차부품·화학이 각각 5개, 미디어는 4개였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경영권 매각을 검토 중인 남영비비안이다. 인수·합병(M&A) 이슈와 애국테마주로 부각되면서 수익률이 235.29%에 달했다. 여성 속옷업체인 남영비비안은 일본 SPA브랜드인 유니클로 불매운동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 급등했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주가가 급격히 조정을 받는 등 변동성이 확대돼 주의하라는 조언이다.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지난해 4·4분기에는 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들쭉날쭉한 실적이 부담스럽다. 경영권 매각이 구체화돼야 주가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볼펜 생산업체인 모나미는 국내 문구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일본회사들의 대항마로 부각돼 같은 기간 204%나 뛰었다. 모나미는 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는 등 애국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코스닥 게임개발사 플레이위드(153.88%)는 신작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한M'의 성공에 힘입어 주가가 오름세다. 또 신성통상(131.02%)은 토종 SPA브랜드 '탑텐'이 유니클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세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열발전업체 이더블유케이(125.50%)는 최대주주 변경과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100억원대의 유상증자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불화수소(에칭가스) 제조사 램테크놀러지(119.87%)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에 단기 급등했다.
이들 대부분이 대부분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사이익을 얻은 종목이어서 장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날 일본정부가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용 소재 수출을 허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종목의 주가는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에 대한 세칙을 발표하면서 추가 규제 품목을 발표하지 않았다"며 "이날은 기존 규제 품목 중 하나였던 EUV(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 허가 소식이 전해져 무역마찰 완화 조짐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분쟁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 소재와 관련해선 장기 테마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수출 허가는 반갑지만 해결의 시작으로 보긴 어렵다"면서 "일본은 여전히 무기용으로 전용이 가능한 품목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훗날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한국은 소재 국산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