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미봉남’ 전략… 북미대화 재개 방점

      2019.08.11 17:43   수정 : 2019.08.11 17:43기사원문
북한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첫날인 11일 한·미 연합훈련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은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보내는 등 전형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신,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한 남측에는 비난의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남북 간 대화의 주도권을 쥐는 대신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 담화를 인용, 한·미 당국이 합동군사연습의 명칭을 '동맹 19-2' 대신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바꾸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것을 강력 비판했다.



권 국장은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하여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대화에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의 처사를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를 향해 연일 강경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보내는 등 비핵화 국면에서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통미봉남'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에게 받은 친서 내용을 공개하며 김 위원장이 "한·미 합동훈련이 끝나는대로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훈련의 한 축인 미국에는 '대화 재개 의지'를 전달하면서 향후 북·미 대화 재개를 통해 핵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 단거리미사일 실험에 대한 작은 사과가 있었고, 미사일 발사는 한·미 훈련이 끝나면 중단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핵화 협상 주체를 북·미로 제한함으로써 우리 정부에 대한 '비핵화협상 패싱론'을 우회적으로 언급, 향후 한반도 핵협상 과정에서 오로지 북·미 대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표출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북·미 대화 재개과정은 물론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등 향후 남북 경제협력을 비핵화 협상 진전의 지렛대로 삼으려던 우리 정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한 외교전문가는 "전형적인 '통미봉남' 전략 기조를 유지, 우리 정부의 역할론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오로지 북·미 대화 재개에 집중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전략적 계산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미 대화 재개 시점은 이르면 8월 말이나 9월 초·중순께가 될 전망이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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