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새는 지하주차장, 염분 다량 검출
2019.08.11 18:09
수정 : 2019.08.11 18:09기사원문
11일 명지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아파트 및 상가 수분양자가 모인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을 통한 '염화물 함유량 측정시험'에서 염분 13.8psu가 검출됐다.
이 수치는 건설기술심의회에서 정한 국가표준 'KS F 2515' 골재 중의 염화물 함유량 기준치 0.04퍼밀(0.04psu)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 세계 바닷물의 평균 염분은 약 35psu이며 바닷모래의 염분은 약 0.3~0.7psu이다. 간척농지 염분이 0.4~0.5psu 이상이면 밭작물 재배가 불가능하다.
또 지난 1일 비대위가 자체 실시한 간이 염분측정기를 통한 검사에서 약 0.81psu로 나타났으며, 7일 측정에선 약 0.4psu로 검출됐다. 때와 장소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이나 공통적으로 적지않은 염분이 검출되고 있었다.
특히 염분의 침투원인에 대한 규명을 떠나, 지속적으로 염분이 섞인 물기가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다면 이는 철근 부식을 일으키고 콘크리트 수명을 앞당길 수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의 안전성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건축공학과 교수는 "염분 자체가 부식을 일으키진 않지만 습도가 낮을 경우 말랐다 젖었다 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확산돼 급속히 부식이 일어난다"면서 "지속적으로 염분이 측정된다면 외부침투로 인한 누수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라면 벽체와 실내의 습도 및 온도 차이만 봐도 결로인지 누수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 3층' 이상 없는 명지국제신도시
예부터 명지동에 살았던 거주민들은 명지를 '맹지'라 불렀다. 여기서 맹지란 '지적도상 도로에 접해 있지 않아 가치가 떨어지는 땅·盲地'를 말하는 게 아니라 '뻘밭'을 뜻한다. 그런 만큼 염분에 강한 파 농사가 잘 됐다고 전해진다. 그런 땅 위에 현재는 도로를 닦고 20층에 이르는 고층아파트가 줄 지었다.
해당 아파트와 같은 현상은 명지동 곳곳에서 포착된다. 얼마 전 준공된 B아파트의 경우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누수가 발견돼 갈등을 겪었다. 벽체 석면 마감재는 지금도 말랐다 젖었다 하면서 그 자리에 하얀 가루가 생긴다. 이 아파트 주민이 이 가루를 찍어 맛을 봤더니 짰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명지동 C빌딩은 지하 4층까지 주차장을 건설했지만 현재는 2층까지만 운영하고 있다. 주차장은 퀴퀴한 곰팡이냄새가 가득하고 물이 흐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쯤 되면 명지동에서 수도권의 지하쇼핑몰 같은 지하도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삼정아파트 수분양자인 A씨(64)는 "아침에 인부들이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주차장에 고인 물을 닦는 일이었다"면서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10년, 20년 뒤가 솔직히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