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드루킹, 2심도 실형..法 "책임져야 할 주범"

      2019.08.14 15:30   수정 : 2019.08.14 16:17기사원문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댓글 여론조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50)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4부(조용현 부장판사)는 14일 컴퓨터 등 업무방해 및 위계공무집행방해·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법원은 김씨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과 여론조작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포털사이트 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의 공감수를 조작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용자들의 개별적 의사 확인 없이 일률적으로 킹크랩을 이용해 공감·비공감을 클릭한 행위는 형사소송법상 처벌 대상인 허위정보 전송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터넷 온라인 여론은 정보의 접근 용이성, 전파의 신속성, 집단성에 의해 사회 전체의 여론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개인집단이 특정 여론에 대한 조작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여론형성에 개입하면 국민 전체의 의사가 왜곡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번 댓글조작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등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의사를 표출하는 선거상황에서 특정정당이나 정당 후보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유도를 위해 기계적 방법으로 왜곡된 온라인 여론을 형성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정치적 의사결정을 왜곡함으로써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과정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위법성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에 대해서도 1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김씨의 양형에 대해서는 “댓글조작에 대해 최종적이고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주범”이라면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직접 범행의 대가로 경공모 회원에 대한 공직임용을 요구하고, 보좌관에게는 뇌물을 공여했다”며 여전히 반성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 점을 들어 1심이 선고한 형량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씨가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점에 대해 “컴퓨터 등 업무방해, 뇌물공여 혐의 등과 경합범 관계에 있기 때문에 원래 하나의 형을 선고받아야 했음에도 분리돼 판결받아 직권파기 사유가 있다”며 감형이유를 설명했다.


도두형 변호사는 컴퓨터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6월에, 김씨가 노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것을 방조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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