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막힌 韓 경제…이번엔 홍콩 악재까지

      2019.08.14 17:11   수정 : 2019.08.14 17:11기사원문
홍콩 시위 사태가 악화일로다. 급기야 국제공항이 마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금융허브 이미지에도 얼룩이 졌다.

홍콩 사태가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부르는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랙스완, 곧 흑조(黑鳥)는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나타나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말한다.
2008년에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가 좋은 예다.

한국 경제엔 달갑잖은 악재다. 이미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세에서 보듯 미·중 간 통상·환율 마찰의 영향권 안에 있다. 한·일 간 경제보복전은 이제 막 시작했다. 여기에 홍콩 변수라는 제3의 요인까지 더해졌다. 미국 CNBC는 12일 "홍콩에서 톈안먼 사태가 벌어진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며 "홍콩 사태가 미·중 무역전쟁보다 더 심각한 이슈가 됐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경제학자인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14일 "IMF 위기가 닥치기 직전에 경제부총리도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지금 한국 경제는 3대 악재에 포위돼 있다. 대통령과 정부가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지만 과신은 경계해야 한다.

수십조원어치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가능성도 염려스럽다. 통상 ELS는 해외 증시의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그중 하나가 홍콩H지수(HSCEI)다. 올 들어 이 지수는 연고점 대비 17%가량 떨어졌다. 당장 녹인(Knock-in), 곧 손실구간 진입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홍콩 사태가 풀리지 않으면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ELS는 전적으로 투자자 책임이다. 다만 손실이 커지면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이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홍콩 사태 해결을 낙관하는 시각도 있다.
사실 장기간 시위로 금융허브 기능을 잃는 것은 시위대도 바라지 않는다. 홍콩을 외국자본 유치 통로로 활용해온 중국도 한발 뒤로 물러설 가능성이 있다.
우리로선 사태를 주시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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