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닫은 中… 국내 항공사 사면초가
2019.08.14 17:16
수정 : 2019.08.14 17:16기사원문
급감한 일본 여행객 수요를 중국 신규노선을 통해 극복하려고 했던 국내 항공사들은 궁지에 빠졌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민항총국은 전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내 모든 공항의 신규·임시·부정기편의 운항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당장 타격을 입은 노선은 장자제와 옌지 노선이다. 오는 9월 장자제와 연길 신규 취항을 준비한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서울이다. 티웨이항공은 9월 1일 대구~장자제, 9월 2일 대구~옌지 노선의 항공편을 운항하기 위해 이미 예약을 받은 상태였지만, 중국의 이번 조치로 취소가 불가피해졌다.
대한항공 역시 9월 중 인천~장자제 노선 신규 취항을 준비하고 일부 예약을 받은 탓에 환불이나 노선 변경 등 재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어서울은 9월 중 인천~장자제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예약을 받지 않아 재조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중국 측의 운항신청 거부는 다른 항공사들에게도 걱정거리다.
이스타항공은 한·중 항공회담 이후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탓에 '황금노선'이라고 불리던 인천~상하이 노선은 기존대로 운항할 수 있게 됐지만, 인천~정저우 노선(8월)과 청주~장자제 노선(9월)이 막혔다. 제주항공도 인천~난퉁, 무안~옌지 노선은 지켰지만, 준비 중이던 인천~하얼빈, 부산·무안~장자제 노선이 막혔다.
'보이콧 재팬' 영향으로 일본 여객이 급감하자 중국과 동남아 등 대체 노선을 확보하려고 했던 국내 항공사에게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중국 측의 통보에 따라 10월 10일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며 "더 큰 걱정은 그 이후에도 운항신청이 확실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 안팎에선 최근 홍콩 시위사태로 외국인 유입을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은 "중국 측의 운항신청 거부는 모든 국가를 상대로 이뤄진 것"이라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10월 10일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