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업생산 증가율 17년만에 ‘최저'… 올 6% 성장 가능할까
2019.08.14 17:26
수정 : 2019.08.14 17:26기사원문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주요 경제지표들은 줄줄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 줄줄이 빨간불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후폭풍에 대비해 연초 대규모 경기부양책 동원을 비롯해 위안화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각종 대응카드를 구사해왔다. 지난해 7월 미중간 첫 관세보복 조치 이후 약 1년이 지난 현재 중국의 경제가 비교적 선방해낸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 7월 주요 지표들의 꺽임새가 완연한 모습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4일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8% 느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의 6.3%와 시장 전망치 6.0%에 모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아울러 2002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7월 산업생산 증가율 부진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버텨온 중국 경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 이코노미스트인 카트리나 엘은 블룸버그 통신에 "7월 데이터는 우려스럽다"며 "이는 수요와 공급 양측 모두의 약화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1∼7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5.7%에 그쳐 연중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내수 부양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독려해왔지만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시장의 활력도를 가늠하는 소매판매액은 7월 작년 동월보다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역시 전달의 9.8%와 시장 예상치 8.6%에 못 미치는 수치다.
성장부진과 내수침체가 겹치면서 중국 중앙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실업률도 높아졌다. 7월 기준 전국 도시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른 5.3%로 집계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9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중국이 경기 둔화속도가 빨리지는 조짐이 나타났다. 7월 PPI가 전년 동월 대비 0.3% 내렸다. 중국의 월별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것은 통상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의 전조로 해석된다. 지난해 중반까지 줄곧 4%대 이상을 유지하던 PPI 상승률은 지난해 7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하락세를 보여왔다.
■추가 부양책 카드 만지작
중국의 성장부진 전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과거의 고도성장은 아니지만 성장 안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가령, 이번 1∼7월 누적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보다 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올해 중국 정부의 산업생산 증가율 목표치인 5.5∼6.0% 범위내에 들어가 있다. 올해 중국의 연 경제성장률 하락 우려도 있지만 중국이 연초 제시한 연간 성장목표치 6.0∼6.5% 범위내에 있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현장의 제대로 반영치 못한다는 지적 속에 성장 부진에 대한 비관론도 팽팽히 맞선다.
양국간 타협점 찾기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한 중국의 추가 부양책이 주목된다. 이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인 6%를 지키지 못할 경우 대미 대응에 실패한 중국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쏟아질 수 있어서다. 중국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를 기록하면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대해 관세를 25%로 인상하면 중국의 성장률은 향후 1년간 0.8%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