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핵심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에 2兆 넘게 쏟는다

      2019.08.14 17:46   수정 : 2019.08.14 17:46기사원문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정치권·민간 부문 핵심 인사들이 참여해 출범한 '민관정 협의회'가 14일 2차 회의를 열린 가운데 정부는 내년도 핵심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규제완화 등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놓고 산업계와 노동계가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도 규제완화 움직임에 나서는 가운데 노동계가 급제동을 걸며 관련 논의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 후 브리핑에서 "정부가 소재부품 관련 예산 규모를 순증 1조원 이상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기재부 장관으로서 말씀드리면 2조원 이상 반영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재부품장비특별법이 한시법인데 이 법을 일반법으로 만드는 것과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는 것은 아직 국회와 얘기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에서 발표했기 때문에 국회와 협조해 관련법이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화평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주 52시간제 등의 완화 가능성에 대해선 "근본 틀을 흔들지 않고, 이번 대응조치와 관련해 꼭 필요한 기업에 맞춤형으로 절차상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규제완화를 두고 산업계와 노동계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홍 부총리와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 부총리와 김영주 회장의 발언이 끝난 직후 김주영 위원장은 예정에 없던 모두발언을 신청하고 규제완화에 무게를 둔 정부와 여당, 산업계를 향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기회를 맞아 경영계 일부에서는 규제완화를 핑계로 근로시간 및 산업안전 관련 노동자 보호장치를 일부 해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기본권, 생명권, 안전하게 살 권리를 훼손한다고 해서 이번 경제위기가 극복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대응이 노동기본권 훼손과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한국사회는 더 큰 혼란과 분열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손경식 회장도 모두발언을 신청해 규제완화 시급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연구개발(R&D) 및 기술 부문에서 일본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유연성, 환경규제 등 기업들의 활동 여건이 최소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법적·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기술을 단기간 내 개발할 수 없고, 생산성·효율성·가격에 기반한 국제적 분업 원리에서 볼 때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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