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반기 선방불구...하반기 수수료 환급 등 수익악화 우려

      2019.08.15 14:42   수정 : 2019.08.15 14:42기사원문
올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도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대비 1.0%에 감소에 그치며 선방했다. 하지만 오는 9월부터 568억원의 수수료 차액을 환급해야 하는 등 경영환경 악화로 수익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들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95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0%(95억원)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가맹점 카드 수수료가 본격적으로 인하되면서 수익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반기에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카드 사용액이 늘었고 카드사들이 일회성 마케팅 비용과 모집비용, 판관비 감축, 영업점 축소 등 각종 비용 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121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7.4%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말 200여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인건비를 크게 줄였고, 판관비 감축 등 긴축경영에 나선 결과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회성 마케팅 비용 축소 등 비용절감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라고 말했다. BC카드의 상반기 순이익도 7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9% 증가했다.

다른 카드사들의 실적도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270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7% 감소하는데 그쳤고, 같은 기간 삼성카드도 1920억원을 기록해 1.2% 줄었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6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3.3% 줄어든 146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캠코 채권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 약 300억원을 제외하면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3.4% 감소한 478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하나카드는 전년 대비 34.7% 줄어든 337억원을 나타냈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실적이 하반기에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개정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신규 카드 가맹점이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선정되는 경우 수수료 차액을 환급하도록 했는데, 당장 9월에 568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 3월부터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을 대상으로 인상한 수수료율을 선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대형가맹점과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인상률이 낮아진 사례가 많아 하반기 환급액이 늘어날 경우 카드사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지속가능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신사업 확대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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