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토막살인 피의자 자수…범행수법 고유정 닮은꼴?(종합)

17일 오전 한강 방화대교 남단에서 토막살해된 30대 남성의 머리 일부가 발견됐다. 어민에 의해 발견 당시 시신의 일부는 검은 봉지에 담겨 있었다. (사진제공=고양시민) © 뉴스1

한강 수색 (뉴스1 자료사진)

(고양=뉴스1) 이상휼 기자 = 30대 남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으로 훼손해 한강 하류에 유기한 40대 피의자가 17일 오전 1시10분께 경찰에 자수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 종업원이라고 밝힌 A씨(40)는 피해자 B씨(32)와 평소 일면식도 없었고 사건 당일 투숙객으로 만나 사소한 시비 끝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반말을 하길래 화가 났다.

객실에서 잠든 사이에 마스터키로 들어가서 망치로 살해하고, 칼과 톱 등 흉기를 이용해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또 A씨는 "훼손한 시신의 사지를 각각 검은 봉지에 담아서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으로 나가 던져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한강변에서 시신을 유기하는 모습 등이 담긴 CCTV 등을 확보했으나, 범행이 벌어진 모텔의 CCTV는 고장나 범행 당시 모습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A씨가 범행에 사용한 망치와 흉기를 수거해 혈흔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방화대교 남단에서 B씨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머리 일부를 발견했기 때문에 A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씨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은 B씨 시신의 나머지 부분을 찾는 한편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방법을 추궁하고 있다.

사소한 범행동기에 비해 끔찍한 범행수법으로 인해 경찰은 A씨가 최근 제주에서 전 남편을 상대로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고유정'의 시신유기 수법을 보고 모방한 것은 아닌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16일) 오전 10시50분께 행주대교 남단에서 검은 봉지에 담긴 B씨의 '오른팔'이 발견되고, '지문 감식으로 피해자 신원확보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심리적 부담을 느껴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오전 9시15분께 마곡철교 아래에서 몸통만 남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16일 오전 10시50분께 행주대교 남단에서 검은 봉지에 담긴 '오른팔'이 추가로 발견돼 경찰은 오른팔에서 나온 지문을 식별해 피해자의 신원확인을 거쳐 수사망을 좁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