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LNG추진선 10척 수주…'선견지명' 통했다

      2019.08.19 11:24   수정 : 2019.08.19 11:24기사원문
삼성중공업의 '선견지명'이 조선업 불황 속에 빛을 발하고 있다.

원유를 운반하는 선박의 연료는 '디젤'이란 통념을 깨고 지난 2012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연료추진 원유운반선에 대한 독자 기술개발을 준비했던 삼성중공업이 오세아니아지역 선사로부터 LNG추진선 10척을 한꺼번에 수주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연초 목표치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LNG추진선 10척 수주…단숨에 목표치 절반
삼성중공업은 19일 오세아니아지역 선사로부터 아프라막스급(11만3000DWT) LNG 연료추진선 10척을 총 7513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2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이번 수주 덕분에 삼성중공업은 단숨에 연초 제시한 수주 목표(78억달러)의 54%를 달성하게 됐다.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빠르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현재까지 총 29척, 42억달러를 수주했다.
수주 선종도 LNG운반선 11척, 원유 운반선 14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뿐 아니라 올해 첫 해양플랜트 사업인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1기까지 다양하다. 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이 호주 바로사 FPSO 역시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LNG연료추진선 10척을 한꺼번에 수주한 것은 삼성중공업엔 의미가 크다. 이번에 수주한 LNG연료추진선은 원유운반선에도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으로 그간 일반적인 LNG운반선과는 차원이 다른 선박이다. LNG를 운반하는 LNG운반선은 그 연료를 LNG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나 원유운반선은 통상 디젤을 쓴다.

그러나 최근 국제해사기구(IMO)2020 등 친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LNG연료추진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기존 디젤유를 쓰는 선박에 비해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5%, 이산화탄소 25%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선제적으로 LNG연료추진선 기술 개발을 추진한 바 있다.

■LNG추진선, 2025년 신조발주의 60%↑전망
지난 2012년부터 다양한 형태 및 재질의 LNG 연료탱크와 엔진(ME-GI, X-DF)을 적용, LNG 연료추진선 분야에서 차별화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LNG 연료공급시스템인 '에스-퓨가스(S-Fugas)'다. 'S-Fugas'는 영하 163도의 액화 LNG를 기화시켜 선박의 메인 엔진이나 발전기 등에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LNG연료추진선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이번에 수주한 10척의 선박에도 S-Fugas 시스템이 적용된다.

덕분에 LNG연료추진선 건조기술은 전세계적으로 삼성중공업이 독보적이란 평가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 6월 LNG연료추진 초대형유조선(VLCC) 개발에 성공해 로이드 선급 인증을 획득했고, 지난달에는 차세대 LNG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실증 설비 구축에 나서는 등 LNG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시장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당장 내년 초부터 시행 예정인 IMO 황산화물 배출 규제(황산화물 함유량 3.5%→0.5% 이하)를 충족하면서 고유황유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LNG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KOTRA는 오는 2025년엔 세계 신조발주 선박시장의 60.3%(1085억달러)를 LNG연료추진선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본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 총 20척의 LNG연료추진선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국산화를 통한 원가절감으로 수주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 올려 친환경 선박시장을 계속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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