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안 속 치솟는 암호화폐…‘디지털 안전자산’ 안착할까

      2019.08.19 17:15   수정 : 2019.08.19 17:15기사원문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 국채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며 글로벌 경기가 불안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암호화폐가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수차례 연기됐던 백트(Bakkt)의 비트코인 선물거래 서비스출시가 확정되고, 중국과 남미를 중심으로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발행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등 곳곳에서 '대형호재'가 이어지고 있어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19일 암호화폐 시황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총 330조원에 육박하며 올초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올 상반기 집계된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239조1000억원보다 약 40%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1996년 개설된 코스닥 시장과 비교해 지난 2013년 처음 가치가 집계되기 시작한 암호화폐 시장이 만 6년만에 코스닥 시장을 앞지른 것이다.


■극심한 부침 겪은 암호화폐 시장

암호화폐는 투자자산으로서 각광받으면서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부침이 극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17년 말 암호화폐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인 19767달러(약 2394만원)를 기록하며 단숨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82% 넘게 곤두박질치며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증권, 주식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이 심하고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탕'을 노리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해 시장을 교란시킨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업계는 암호화폐 산업이 기존 전통산업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기관의 암호화폐 시장 유입이 필수적이라 입을 모았다. 성숙한 시장이 아니거나, 안전한 투자 플랫폼이 없다면 기관이 섣불리 투자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백트 비트코인 선물거래 서비스가 주목받았던 이유도 암호화폐 시장 법제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 참여로 안전성 '주목'

더비완(Dovey Wan)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 단화캐피탈(DHVC) 전임 상무이사는 웨이보를 통해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거래 서비스는 비트코인 매입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촉진하고, 암호화폐 시장의 규범화를 돕는 '모범기업'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관투자자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 개발 중인 디지털 위안화 역시 암호화폐 시장의 또다른 호재 중 하나다. 중국이 최근 페이스북이 예고한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적해 자체 법정 디지털 화폐의 발행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역시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촉진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역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 지목한다. ETF가 출시되면 암호화폐 시장으로 신규 투자금이 유입돼 유동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달러 약세 등 미국 주식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암호화폐에 투자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백트 선물거래와 ETF 승인은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기관투자금 유입 신호탄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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