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페이스북, 홍콩 시위 폄하하는 중국발 선동 계정 대량 삭제
2019.08.20 13:57
수정 : 2019.08.20 13:59기사원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홍콩 반(反)정부 시위를 폄하하는 글과 사진을 올린 계정 수십만개를 정지시키고 이들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고 밝혔다. SNS 기업들은 적발된 계정 대부분이 정치적 선동 목적으로 급조된 일회성 계정이라고 주장했으며 특히 트위터는 앞으로 중국 국영 매체의 광고를 정치적 선전물로 간주하고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위터는 19일(현지시간) 자체 블로그를 통해 "상당한 국가적 지원을 받는 정보 작전"에 연루된 계정 936개를 삭제했다고 알렸다.
같은날 페이스북도 1만5000명 이상의 사용자가 포함된 7개 페이지와 모두 200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된 그룹 3개, 계정 5개를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비록 이번에 적발된 인물들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려고 했지만 자체 조사결과 중국 정부와 연관이 있음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홍콩 시위가 격렬해진 지난 7월부터 트위터와 함께 중국과 연관된 SNS 활동을 감시하기 시작했다며 이번에 삭제된 페이지들이 대부분 2018년 이후에 생겨났고 가장 오래된 것도 2016년에 생겼다고 말했다. 다만 페이스북은 트위터처럼 관영 매체 광고까지 막지는 않기로 했다.
이번에 정지되거나 삭제된 계정들은 "홍콩은 바퀴벌레다", "홍콩 시위대는 이슬람국가(IS)와 다를 바 없다" 등의 메시지를 SNS에 퍼뜨렸다. NYT는 중국 정부가 중국인들이 보지도 못하는 미국 SNS에 영어로 선동글을 올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 싱크탱크 외교관계위원회(CFR)에서 디지털·사이버보안을 담당하는 애덤 시걸 국장은 "중국이 홍콩 내 영어 사용자와 (세계 곳곳의) 더 많은 SNS 이용자들을 상대로 선동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싱크탱크인 애틀란틱카운슬의 그레이엄 브루키 디지털 수사 연구소장은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 정부가 자행했던 정보 작전들(2016년 미 대선 개입 등)을 지켜봤다"며 "그 중에서 무엇이 효과적인지, 무엇으로 모면할 수 있는 사정을 살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지난 2018년 대만 지방선거에도 이번처럼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지난주 공항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던 시위대는 지난 주말 170만명이 모인 가운데서도 평화적으로 시위를 마쳤다. 이에 대해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즉각 마련하겠다면서 대화를 통해 사태를 풀어가자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