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마다 콘서트… 울산엔 음악이 흐른다
2019.08.22 18:40
수정 : 2019.08.22 18:40기사원문
울산에서 이런 사랑을 바탕으로 고품격 살롱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울산시 남구 삼산동 라운지 바 '밸리(VALLY PLATINUM)' 김봉선 대표(사진)다. 성악을 전공한 그는 자비를 들여 7년 넘게 거의 매주 '수요콘서트'를 개최하며 지역 음악예술의 자양분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무려 300회째를 치렀다.
밸리는 클래식 뮤직을 중심으로 대중가요와 국악, 유명 가수부터 무명의 신인까지 엄청난 음악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예술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동규, 김방술을 비롯해 박재영, 엘리사최, 김명재와 같이 내로라하는 성악가를 필두로 박영민, 이상은, 박재형, 성악 5인조 혼성그룹 '히어로싱어즈' 등 수많은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대중가요, 라틴댄스, 월드뮤직, 퓨전국악, 실내악으로 꾸며지기도 했다. 마리오네트(인형극) 공연과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진정 난 몰랐네'의 임희숙 리사이틀도 선보였다.
밸리의 라운지는 하늘이 보이는 천장과 실내에서 자라는 나무들로 언뜻 봐도 편안하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홀 한쪽에 놓여 있는 그랜드피아노와 색소폰은 언제든지 격조 높은 선율을 연주할 모양새다.
김 대표는 "고품격 살롱문화를 유지한다는 것은 특색 있는 주류와 음식, 차별화된 서비스가 한몫을 하지만 이곳에서 연주되는 음악과 그에 걸맞은 손님도 중요한 구성요소가 된다"며 "고객과 함께 울산의 음악과 예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순수한 의도에 그동안 울산지역 정계, 경제계, 학계 등의 유명 셀럽이 꽤나 모였다. 밸리가 지역 사교의 장으로 발전하면서 일부 셀럽은 손님 대접이나 중요 모임을 이곳에서 가져 수요 콘서트 운영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김 대표는 밸리 운영을 통해 들어벌인 수익으로 수요콘서트 출연 가수와 예술인들의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 매주 1회 공연이지만 수백만원이 지출될 때가 대부분이다. 수익 대부분이 운영비와 예술가를 위해 쓰이는 셈이다.
하지만 공연을 마련해도 객석이 차지 않아 서운할 때가 많았고, 특히 '술집'이라며 공연 자체를 폄훼하거나 외면할 때 마음이 아팠다는 게 김 대표가 솔직하게 느끼는 감정이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울산에도 근사한 '살롱문화' 공간이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 하나로 소박한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런 김 대표를 "작지만 의미 있는 행보로 울산지역 공연기획의 일면을 담당해 온 사람"이자 울산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있어 소중한 '문화인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