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인하 본격화에도 시중자금 銀에 몰려
2019.08.26 16:47
수정 : 2019.08.26 16:47기사원문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증시가 폭락하고, 각종 규제로 부동산 시장도 냉각되는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원금 손실이 우려되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사태도 투자자들이 예적금 등 안전자산에 몰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적금 금리 인하 본격화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2일부터 일부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이달 2일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인하한 바 있는데 추가로 금리를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 정기예금 상품의 1년제 금리는 1.30%에서 1.10%로 인하했고, 3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1.45%에서 1.20%로 낮췄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과 비교하면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0.40%포인트, 3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0.50%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우리은행도 23일 추가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우리 SUPER주거래 예금 1년제 금리는 종전 1.60%에서 1.50%로 0.10%포인트 내렸고, 스무살우리 적금 1년제 금리는 2.60%에서 2.30%로 0.30%포인트 낮아졌다. 우리 SUPER주거래 예금의 경우 지난달 한차례 금리가 0.30%포인트 인하된 바 있는데 추가 하락분을 감안하면 금리가 총 0.40%포인트 낮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23일부터 적금금리를 0.3%포인트씩 추가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코드K 자유적금 1년제 금리는 종전 2.50%에서 2.20%로 낮아졌고,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은 2.65%에서 2.35%로 0.30%포인트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신금리를 책정했던 케이뱅크는 이번을 포함해 한은 기준금리 인하 이후 총 4차례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 밖에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후 최대 0.40%포인트 안팎으로 수신상품 금리를 조정한 상태다.
■올 정기예금에 44조 몰려
은행 예금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지만 시중자금은 여전히 예적금 상품에 몰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불안심리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 예적금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체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은 712조67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정기예금 잔액이 668조4456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만 44조2270억원이 은행 정기예금에 쏠렸다.
특히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월 640조3823억원을 기록하는 등 640조원을 돌파했다. 은행들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특판 상품 등을 판매한 영향도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낮은 금리에도 일단 시장 상황을 관망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최근 일부 시중은행들의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논란으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광희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팀장은 "국내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투자 상품 보다는 안전한 은행 예금상품으로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