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시대 왕실사찰 실체 밝혀질까

      2019.08.26 14:33   수정 : 2019.08.26 14:33기사원문
【김해=오성택 기자】경남 김해에서 가야시대 목탑지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처음 확인돼 가야시대 사찰의 실체를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해시는 봉황동 303-7번지 일대 가야사 발굴현장에서 금관가야 왕성으로 추정되는 봉황토성 내 탑형 건물지 또는 왕실 종묘와 관련된 ‘적심건물지’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이번 발굴을 통해 삼국유사 기록으로 전해지던 왕후사·호계사 등 가야시대 사찰의 실체 규명을 위한 가야사 복원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야사 발굴사업을 진행 중인 한반도문화재연구원은 이번에 확인된 건물지의 조성시기와 성격 등을 검토하기 위해 지난 23일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발굴조사 현장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건물지는 가야시대 유물을 포함한 문화층으로, 초석 하부를 지탱하기 위한 돌인 적심석(積心石)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면 형태는 정방형으로 중앙에 네 개의 기둥을 가진 중심부를 마련하고 이를 둘러싼 외부공간인 퇴칸(退間)을 둔 형태이며, 퇴칸은 정면 5칸, 측면 5칸으로 규모는 길이 10m, 너비 10m 정도로 추정된다.

한반도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미조사 지역이 남아있으며, 건물지 서편은 조사경계 밖으로 연장돼 있어 정확한 규모와 성격을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건물지 중심부에 사용된 적심의 규모가 지름 180㎝, 깊이 100㎝에 달하는 점으로 미뤄 크고 높은 기둥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심부 건물은 목탑지에서 확인되는 사천주(四天柱)와 유사해 목탑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학술자문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발굴조사 현장과 출토유물 등을 살펴본 후 조사기관의 고고학적 해석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는 동시에 유적이 확인된 위치를 주목했다.

이번에 조사한 지역은 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의 동쪽에 위치하며, 건물지 서쪽 경계를 이루는 소방도로 개설 당시 가야시대 토성지 일부가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 확인된 건물지는 금관가야 왕성으로 추정되는 봉황토성 내부에서 확인된 최초의 가야시대 적심건물지로, 탑형 건물지나 왕실 종묘와 관련된 건물지로 추정된다.

오세덕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사적 제245호인 경주 나정에서 확인된 팔각건물지처럼 평면 팔각의 형태를 염두에 두고 계획된 적층 건물 같다”면서 “건물 중심부와 퇴칸 사이의 간격이 넓은 것으로 보아 차양 구조가 발달한 남방계열로, 적심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건물 높이는 20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가야시대 사찰에 대한 기록은 설화나 조선시대 이후 기록 등 일부에서 전해질 뿐 실체를 확인 할 수 없었으나, 이번 발굴을 통해 추정 왕궁지 일대에 왕실사찰이 위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원식 시 가야사복원과장은 “가야 왕궁지와 가야불교의 실체를 밝힐 것으로 기대되는 중요유적이 확인된 만큼 유적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봉황토성지에 포함되는 구역을 문화재 지정구역으로 확대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문화재청과 보존 방안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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