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액티브운용-프랭클린템플턴투신 합병 ‘없던 일로’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의 합병 작업이 결국 1년 만에 불발로 끝이 났다. 지난해 불거진 템플턴투신운용의 뱅크론펀드 디폴트 사태 여파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26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3월 14일 체결한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번 합병 해제는 국내외 투자 환경 변화에 대한 양사의 공감대에 기초한 것”이라며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펀드 운용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의 투자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은 미래 사업 방향에 대한 검토와 함께 국내 사업의 다양한 옵션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 나아가 양사는 앞으로도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초 양 사는 지난해 8월 합병해 국내 액티브펀드의 상품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었다. 지난해 합병 발표 당시만 해도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 액티브운용 역량과 리서치 능력을 활용해 기관투자자 등에게 자문 등 글로벌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불거진 뱅크론펀드 디폴트 사건 이후 사실상 양 사의 합병은 힘들다는 진단이 대세였다.

실제 지난해 6월 템플턴투신이 운용중인 뱅크론펀드에서 편입 한 미국 현지기업 금리연동대출채권에 디폴트가 발생하면서 그동한 편입한 회사의 대출채권이 주식으로 전환 돼 평가금액이 하락하고 펀드 기준가에 직격탄을 미쳤다.

더욱이 템플턴이 사건 발생 8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이를 판매사와 투자자들에게 고지 하지 않는 ‘늑장 공시’ 의혹을 사면서 금감원의 부문 검사를 받았다.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8월 합병을 마무리 지으려던 양 사의 합병은 무기한 연기됐다.

금감원은 프랭클린템플턴이 뱅크론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와 통보 절차 등 선관의무 및 신의성실의 원칙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난 4월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관주의'와 과태료 처분 징계를 받았다.

프랭클린템플턴을 실질적으로 검사한 금융감독원은 당초 제재심의위원회에 영업정지 수준의 중징계안을 상정했으나 제재심 논의 과정에서 수위가 두 단계 낮아졌다.

당국의 경징계 이후 양 사의 재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결국 펀드시장 업황 악화와 뱅크론펀드 후유증이 큰 판매사들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합병이 불발되고 만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펀드 업황이 워낙 안 좋은데다, 최근 해외 재간접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도 좋지 못해 양 사 합병시 시너지가 없을 것”이라며 “펀드업계 입장에선 국내와 해외 대표 운용사의 합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쉬운 결론을 맞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mail]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