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시설 등 명단 확인 어려워… 실종가족 "이런 法 어딨냐"
2019.08.26 17:42
수정 : 2019.08.26 22:05기사원문
장기 실종의 비중이 높은 장애인 실종가족들이 가족 찾기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장애인 시설 등에서 명단 확인이 한층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법안의 의도는 이해하면서도 답답한 마음을 호소한다. 경찰도 고충 해소를 위한 '일제 수색' 등의 대책을 시행 중이지만 짧은 수색 기간을 감안하면 실종자 찾기가 녹록치 않은 상태다.
■"일제수색보다 실종자 찾기 어려워"
2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산하 '실종아동찾기센터'에서는 매년 상·하반기 걸쳐 장애인시설을 포함한 국내 수용시설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이고 있다.
경찰이 집중 수색기간을 마련해 실종자 가족, 지자체 등이 협조해 특정 시설 내 지역들에 대해 수색하는 방식이다. 지난 4월 약 3주간 이뤄진 일제수색에서는 지적장애인 442명 등의 실종자를 발견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다만 기간과 수색 대상이 한정돼 있다는 현실적 한계도 지적된다. 경찰 관계자는 "기간 중 시설을 나눠 수색하고, 다녀 온 곳은 다음 점검에서 후순위로 두는 등의 방식으로 확인 중"이라며 "시설과 가족 간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개별적으로 시설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일제수색보다 실종자 찾기가 한층 어렵다.
13년 전 둘째 딸이 실종된 정모씨(54)는 "정신병원에서 발견하는 사례가 많아서 병문을 방문해도, 병원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 정보가 엄격하게 관리되면서 관련 정보 열람이 한층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복지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전산화되면서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민감 정보, 엄격히 다뤄져야"
실종아동전문기관 관계자는 "시설들이 (협조에) 조금 폐쇄적인 면은 있다"며 "특히 정부 지원이 수용자 수에 따라 제도화되면서 일부 꺼려하는 시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설 측은 장애정보가 특히 민감하게 다뤄져야 하는 만큼, 수시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애인 관련 시설의 경우 일찍이 개인정보 보호 매뉴얼을 통해 관련 정보가 엄격히 관리돼 왔다.
지난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사회복지시설 개인정보 보호 관리 현황과 과제'에서는 "민감한 영역의 정보가 총망라돼 있어 원치 않는 유·노출의 경우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며 "취약계층의 정보 노출은 인지조차 못하거나 대처 능력이 부족해 인권 침해와도 연결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