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1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 10억원 넘었다
2019.08.27 14:05
수정 : 2019.08.27 15:22기사원문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강남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섰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강남 11개 구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 9억9873만원)보다 1238만원(1.24%) 올라 10억1111만원을 기록했다.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KB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처음이다.
강남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지난해 6월 처음 9억원대에 진입한 뒤 14개월 만에 1억원이 더 오르면서 이달 10억을 돌파했다. 앞서 8억원대에서 9억원대로 오르는데 6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했다. 정부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남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지난해 12월 고점(9억9705만원)을 찍은 뒤, 정부의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9·13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올 5월까지 5개월 연속하락했다. 이후 6월부터 다시 반등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9·13 대책 이후 장기간 거래절벽이 지속되다, 4월부터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저가 급매물이 한두 건씩 팔리기 시작했다. 이어 하락했던 집값이 빠르게 회복하고 지난해 고점을 넘어서는 단지도 등장하자 매수세는 늘어났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촉발된 열기는 6~7월 강남권을 비롯해 마포, 용산, 영등포 등 인기 지역 신축 아파트 단지로 번져나갔다.
다급해진 정부는 집값 과열의 근원인 강남 재건축을 잡기 위해 지난 8월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했다. 재건축 사업성을 떨어트려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재건축 상승세는 꺾였다. 지난 7월 12일 0.3%(부동산114 기준)까지 치솟았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분양가상한제 이후 상승세가 둔화했고, 지난 23일(-0.03%) 19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재건축에 비해 집값 상승이 더뎠던 신축 단지들이 재건축을 따라 집값 '키 맞추기'를 하면서 거래가 이어져 지금까지 집값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강남 인기 신축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 주택형은 지난달 22억1000만원에 팔려 이전 최고가(20억3000만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 84㎡)도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재건축 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만큼, 신축 아파트도 계속 오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쪽에선 분양가상한제로 재건축 사업이 중단되면서, 주택공급이 줄어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이달 중순에 발표돼 이달 집값 통계에 온전히 반영되진 못했다고 본다"며 "집값 선행지표인 주택매수심리가 다소 하락하고 있어, 다음 달 통계에 분양가상한제 영향이 제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