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하고 눈 깜빡이는 증상…모르면 방치하는 '소아사시'
2019.08.28 06:30
수정 : 2019.08.28 09:18기사원문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사시는 두 눈의 시선이 똑바로 한 물체를 향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한 쪽 눈은 정면을 보지만, 다른 쪽 눈은 다른 곳을 보게 돼 표정이 어색해 보일 수 있다.
의사 표현이 서툰 아동들은 사시가 생겨도 부모가 각별한 관심을 쏟지 않으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눈은 보통 만 8~10세까지 자란다. 사시가 생긴 아동들은 정상적으로 시력이 발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소아환자가 제때 사시를 고쳐야 하는 이유다. 소아 사시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입체시에 문제가 발생한다. 입체시는 두 눈을 모두 사용해 사물의 입체적인 모양을 판단하는 기능을 말한다.
의학적으로 사시가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뇌신경마비나 특정질환에 걸렸을 때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갑상선에 이상이 있거나 눈 근육이 두꺼워지는 경우, 뇌수종 등 뇌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사시가 생기기 쉽다.
아동들은 콧대가 낮아서 안쪽에 눈을 덮고 있는 주름이 많은 특성을 보인다. 나이가 들면서 콧대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안쪽에 눈을 덮는 주름이 없어지면서 시선이 몰리는 증상이 사라진다. 이를 가성내사시로 부른다. 다만 사시로 진단받고 수술받은 환자의 14% 정도가 가성내사시를 진단받은 적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유전적인 영향은 크다고 보기 어렵지만, 형제와 자매 중 사시가 있으면 안과 건강검진은 필수다.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사시가 생긴 아이들은 초기 증상으로 자주 피곤해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우가 많다"며 "빛에 자주 눈을 깜빡이거나 사물이 둘로 보이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사시 치료는 시력을 보존하고, 눈 위치 교정해 두 눈의 기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신선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사시 치료는 발견 후 1년 이내에 치료하거나 7~ 8살이 때는 발견한 즉시 치료해야 하는 등 여러 의견이 있다"면서도 "즉시 치료받는 게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조기에 치료하면 정상적인 교정시력이 나오지 않는 약시를 방지할 수 있어서다.
사시 치료는 수술이 많은 편이다. 사람 눈에는 6개의 근육이 붙어 있다. 사시 수술법은 이 근육들 위치를 조절해 힘의 균형을 조절하는 게 핵심이다. 비교적 복잡하지 않고 안전한 수술이므로 치료를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수술 후 일시적인 충혈은 있지만 흉터가 남지 않는다.
신현진 교수는 "국내에서 흔한 간헐 외사시는 수술 후 재발률이 30% 수준"이라며 " "두 번째로 수술을 받으면 재발률이 5~10%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