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제 요청에도… 美 연일 ‘지소미아 종료’ 유감 표명
2019.08.29 17:37
수정 : 2019.08.29 17:37기사원문
지소미아 종료는 한·일간 문제이고, 한·미동맹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정부 입장이 전혀 먹혀들고 있지 않는 셈이다. 이로 인해 한·미동맹 '이상균열' 조짐이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
■한·미동맹 '이상균열' 흔들?
미 국무부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는 데 대해 우리의 강력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하고, 우리는 가능한 분야에서 한국, 일본 양자와 한·미·일 3자간 안보협력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방부도 우리 정부의 결정에 우려를 표하면서 한·일 양국 정부에 동시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전날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우리 정부의 결정을 두고 미국이 거듭 부정적 발언을 하는 것이 향후 한·미동맹에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또 다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지소미아 문제로 당장 한·미동맹의 제도적 측면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양국 정부 관료들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도 "미국이 실망감을 표현하는 것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한·미·일 공조가 핵심인데 이 큰 틀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각적인 대응보다 물밑 조율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미국이 우리 정부의 결정에 우려와 유감을 표하고 있는데 일일이 대응하다보면 불편한 관계의 노출이 잦아지고 결국 한·미 관계가 악화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 이슈에 대응하기보다는 장기적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韓日 외교당국 접촉 주목
우리가 지소미아 연장 종료 결정을 내리고 지난 28일을 기점으로 일본도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정부를 제외시키면서 한일간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양국 외교당국자가 이날 회동,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과는 한·일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양국 모두에게 실익이 없다는 판단아래 대화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정엽 센터장은 "양국 장관들이 만나도 뾰족한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일 외교 당국자가 만나는 것은 상황을 공유하고 외교적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진 교수는 "이번 회동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지만 현재 수준 이상으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자하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