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표 뽑고 지루하지 않게 카페·편집숍이 은행안에 쏙

      2019.08.30 17:21   수정 : 2019.08.30 17:21기사원문
"은행은 재미없고 딱딱한 곳인 줄만 알았는데 여긴 아니네요"

30일 서울시 강남구 KEB하나은행 강남역 지점을 찾은 정문형씨(34)는 "지난번 왔을 때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졌다"며 깜짝 놀랐다. 내부에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앤트러사이트' 카페와 온라인편집숍 '29CM'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 새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 곳은 리모델링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들을 맞고 있다.

팝송이 울려퍼지는 라운지를 가운데 두고 왼편 문화공간과 오른편 은행 영업점이 서로 마주보는 구조다. 하나은행 '컬처뱅크 프로젝트'의 네번째 결과물이다.


컬처뱅크는 은행 영업점을 다양한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꾸미는 사업이다.

현재 총 5곳의 컬처뱅크 지점이 운영 중이다. 대기표를 뽑고 하염없이 순서만 기다리는 일은 이곳에선 옛말이다. 방문객들은 같은 문을 열고 들어와도 각자 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은행 업무를 보지 않고 카페만 이용하는 손님들도 있다. 온라인 쇼핑몰로 젊은 층에서 입소문이 난 '29CM'의 오프라인 매장도 시선을 끌었다. 편의점 컨셉으로 꾸민 진열대에서 여행용품, 에코백, 화장품 등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정씨는 "처음엔 서로 분리된 곳인줄 알았는데 은행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은행에서 '여유'를 느껴본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홍경택 하나은행 강남역 지점장은 '복합 공간'의 취지를 그대로 살렸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홍 지점장은 "다른 은행들이 내놓은 '복합공간'은 여러 콘텐츠가 제대로 융합되지 못하고 그냥 임대만 내주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중간 라운지를 '교집합'으로 최대한 활용해 손님들이 공간 자체를 즐기며 금융도 자연스럽게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님들이 직접 보고 체험하며 대기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직원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고 덧붙였다.

윤지영 기자 김대현 인턴기자

kdh@fnnews.com 김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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