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줄이던 도로위 '마순경' 사라진 이유는?
2019.08.31 07:30
수정 : 2019.08.31 14:18기사원문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운전자들의 과속을 막기 위해 도로에 설치됐던 일명 '마순경(마네킹 경찰관)'이 사라졌다.
교통사고를 크게 감소시키며 그 역할을 톡톡히 했던 마순경이 사라진 이유는 뭘까. 다름 아닌 일부 시민의 괴롭힘(?)과 관리의 어려움 때문이다.
31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도로 곳곳에 설치됐던 '마네킹 경찰관'을 올해 6월부터 순차적으로 모두 회수했다.
유지관리가 쉽지 않고 마네킹 경찰관이 착용하고 있던 물품 도난 문제가 잇따라 발생해서다.
마네킹 경찰은 경찰 근무복과 모자, 선글라스, 구두, 경광봉 등을 착용해 일반 경찰과 동일한 복장을 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실제 경찰이 서있는 모습으로 운전자들의 과속이나 난폭운전을 막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마네킹에서 선글라스와 구두, 경광봉 등 물품이 자꾸 사라졌다.
경찰은 물품을 새로 구매해 다시 착용시켜 놓았지만 금세 또 사라지기 일쑤였다.
도난도 문제지만 관리도 쉽지 않았다. 야외에 설치돼 있다 보니 비를 맞아 더러워지고 색이 바랬다. 세탁을 한 뒤 옷을 갈아입혀 놓아도 곧 지저분해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찰은 설치됐던 마네킹 경찰을 1년 만에 회수하고 그 자리에 경광등과 같은 교통안전 시설물을 대체 설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네킹 경찰관 설치 이후 확실히 사고 감소 효과는 높았다"며 "하지만 마네킹에 있던 선글라스와 구두, 경광봉 등을 누군가 자꾸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어 "마네킹이 외부에 있다 보니 색이 변색된다든가 비를 맞아 냄새가 많이 났다"며 "세탁을 자주해줘야 해 유지관리 문제도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충북경찰은 지난해 5월 교통사고 다발지역과 급커브 등 위험구간 16곳에 마네킹 경찰관을 설치해 시범 운영해왔다.
설치 지역의 교통사고와 사망자가 크게 감소하자 경찰은 마네킹 40세트를 도내 각 서에 배분해 확대 설치했다.
이후 유지관리와 도난 문제가 발생하면서 내부 논의를 거쳐 마네킹 경찰관을 회수하고 대체 시설물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