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면 끝"..한국당 '장외투쟁'에 '제2 패스트트랙' 사태 번지나
2019.09.01 16:44
수정 : 2019.09.01 16:44기사원문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이상 여당에 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 장외집회 등 향후에도 한국당이 강경대응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높다. 지난 4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등에 반대해 한국당이 펼친 한 달간의 장외투쟁 여파로 정국이 급랭하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했던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지난 8월30일 부산에서 문재인 정권 규탄 장외집회를 개최했다. 바로 다음날 31일에도 서울 종로로 무대를 옮겨 규탄 집회를 연이어 펼쳤다.
앞서 8월24일 서울 광화문에서 석 달 만에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했음에도 이후 국회 상황이 한국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 하에 강경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당 지지율은 20% 안팎에서 정체된 지 오래다.
국회 상황도 녹록지 않다. 조 후보자 의혹 규명을 이유로 주장한 조 후보자 가족들의 청문회 증인 채택은 민주당이 '절대불가' 방침을 밝혔고, 한국당이 반대해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도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강행 처리했다.
무엇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정치적 승부수로써 장외투쟁 카드를 다시 꺼낸 만큼 향후 장외집회 방침을 고수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지난 8·24 집회에서 한국당 추산 10만여명이 운집하고, 청년층 참석자들이 늘어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이 나타난 것이 황 대표의 자신감과 장외투쟁 의지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당은 이번 주말에도 서울 광화문과 지방 대도시에서 대규모 장외집회 개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야의 첨예한 대치 구도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제2의 패스트트랙'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은 지난 4월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하면서 서울 광화문 집회를 시작으로 대전·대구·부산 등에서 6번의 장외집회를 이어갔다. 당시 국회는 한국당의 부재로 두 달간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바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한국당의 장외집회를 일제히 비판하며 국회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내외 엄중한 상황은 외면한 채 철 지난 장외투쟁에나 몰두하는 한국당은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위한 정당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승한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답답한 정세 전환을 위한 전략적 압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명분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