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형처럼 PGA서 활약할 날 꿈꿔요"
2019.09.02 16:43
수정 : 2019.09.02 16:43기사원문
지난 1일 막을 내린 경남 진해 아라미르골프리조트에서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우성건설 아라미르 부산경남오픈에서 '루키' 이재경(20·CJ대한통운)을 우승으로 이끈 원동력은 그의 말대로 '고생하신 부모님'이었다.
전남 강진의 조그마한 콩나물 공장인 강남식품의 1녀1남 중 둘째로 태어난 이재경은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말에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콩(집이 콩나물 공장을 한데다 키가 적어 붙은 닉네임)' 이재경은 시작부터 열정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아들의 하려는 의지에 부모는 몸이 부서져라 뒷바라지를 했다. 그런 부모님을 생각해서인지 이재경은 또래에 비해 일찍부터 어른스러웠다.
골프 입문 2년만인 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돼 중학교 1학년 때까지 활동했다. 그리고 중3학년 때는 전국 규모의 선수권대회서 6승을 거뒀다. 또한 그해 예선전을 거쳐 출전했던 KPGA코리안투어 최경주인비테이셔널에서 당당히 3위에 입상, '골프 신동'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재경은 1년6개월간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했다. 하지만 달갑지 않은 '드라이버 입스'가 찾아와 부진에 빠지면서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를 반납하고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고3 때 KPGA 3부투어서 우승, 정회원 자격을 획득한 그는 작년 2부투어인 챌린지 투어서 2승을 거둬 상금 순위 2위로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서 활동하게 됐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서 그는 '1승 이상과 신인상 수상'이 시즌 목표라고 당당히 밝혔다. 하지만 상반기에 9개 대회서 7차례나 컷 탈락했다. 극심한 부진이었다.
그랬던 그가 하반기 개막에 앞서 가진 2개월간의 휴식기를 통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스윙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 그럴 때마다 스윙을 처음부터 고치려 했던 게 패착이었다"고 말한다. ‘레슨 의존도'가 너무 컸던 것이 참화 원인이었던 것이다. 그는 지금은 포인트 위주의 레슨을 받고 있다.
이재경의 목표는 자신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최경주(49·SK텔레콤)와 김시우(24·CJ대한통운)가 활동중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 8월에 PGA투어 차이나에서 열렸던 난샨오픈을 통해 PGA 2부투어인 콘 페리투어(웹닷컴투어 대체) 1차 예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래서 오는 20일 아빠와 함께 미국 원정길에 나선다.
이재경은 "이번 우승이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스윙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많이 생긴 듯 하다"며 "미국 원정은 당장 어떤 결과를 얻으려기 보다는 경험 쌓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돌아올 생각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