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2노조 설립 추진..."임금피크제 상향 목적"
2019.09.03 15:43
수정 : 2019.09.04 11:40기사원문
산업은행 직원들이 창립 65년 만에 처음으로 제2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60세로 정년이 연장됨에 따라 58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다른 국책은행과의 형평성을 감안, 현재 55세부터 적용되는 기준을 상향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달 중 2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의 2노조 설립은 임피제와 관련돼 있다. 임피제는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그동안 산은이 불합리한 임피제 적용을 받았다는 공감대 하에 일부 직원들이 뜻을 모아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정년 제도는 60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산은의 임피제 체제는 과거 58세 정년을 기준으로 55세부터 임피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은 직원들은 60세로 정년이 연장된 것을 감안해 최소 57~58세로 임피제 적용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이에 기반해 2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노조 체제로는 이와 같은 사안을 우선 순위로 반영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보다 용이한 의견 개진과 반영을 위해 2노조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산은 직원들은 다른 국책은행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같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60세 정년을 기준으로 58세부터 임피제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55세부터 임피제를 적용하면 60세까지 기본급의 약 290%를 받는데, 기은은 58세부터 3년간 190%를 받고 이를 5년으로 적용하면 390%를 받는 상황"이라며 "정년 기준도 늘고 동일한 성격의 은행임에도 상이한 임피제 적용 기준으로 인해 임금을 덜 받게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다만 산은 일각에선 임피제 적용 기준을 상향할 경우 승진기회 제한 등을 우려해 현행체제 유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은행권에서 2노조가 운영되는 곳은 기은과 KB국민은행이다. 기은의 경우 임피제 관련 2노조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5년 외환은행과 합병한 KEB하나은행은 한 동안 복수노조 체제가 유지돼다 2017년에 노조를 통합했고, 구 외환은행 출신 노조위원장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등 2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이밖에 비은행 금융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도 2노조를 운영하고 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