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판매은행, 계열사 연구소 '금리하락' 경고에도 계속 팔았다
2019.09.04 18:17
수정 : 2019.09.05 09:39기사원문
4일 국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연구소가 지난 3월29일 게재한 '미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의 의미와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 하락세에 이어 독일·영국 등 글로벌 금리 동반하락을 전망했지만, 우리은행은 금리하락시 손실을 입는 DLF를 계속 판매했다.
특히 이 보고서에는 문제가 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3월 이후 0.084%에서 -0.069%(3월 28일 기준)로 하락했다고 명시했다. 또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53%에서 2.39%로, 영국은 1.16% →1.0%으로 각각 하락했다고도 경고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 보고서가 나온 후에도 4~6월까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와 영·미 CMS 금리 연계 DLF상품 49개를 출시해 2409억원(1075건) 규모를 판매했다. 우리은행이 산하 연구소 자료만 봐도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이 같은 상품 판매를 계속했다는 것은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DLF상품은 만기도 짧게 설계돼 이달 중순부터 평균 예상손실률 95% 이상 수준으로 타격이 큰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 보고서에서 주요국 금리 하락세로 전환됐다는 시그널이 나왔는데도 손실 우려가 있는 DLF를 팔았다는 것은 판매직원에 대한 내부통제 등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설계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점검하고,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점검해 결과가 도출되면 제도개선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당시 이미 독일국채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 구간이었고, 우리금융연구소 자료는 은행내부 자료여서 우리은행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피해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도 소속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12월말 발간한 하나금융포커스(제8권 26호) '시장: 美증시 널뛰기 장세'에서 미국 국채 중심 금리 급락을 예상했지만, 올해 1~5월 30개 DLF 상품, 921억원(328건)을 판매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3월 8일 프라이빗뱅커(PB) 전체 채널을 통한 DLF 상품 판매를 중지한바 있다"며 "고객 요청으로 4개 영업점에서 6명의 고객에 제한적으로 상품이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