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안만나준 김정은...10월 중국 방문은 이뤄질까
2019.09.05 14:54
수정 : 2019.09.05 14:54기사원문
■中국무위원, 金위원장 못만나고 귀국 '눈길'
5일 북한 로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4일 리수용 노동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왕이 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이설주 여사에게 각각 시진핑 주석과 팽려원 여사의 인사를 전해줄 것을 부탁했다.
중국 외교수장으로서 10년만에 북한을 방문했던 지난해 5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왕이 부장이 국무위원을 겸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방문에서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후 북한을 찾은 중국 국무위원급을 만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을 찾은 중국 외교부장이 북측 최고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것은 지난 1999년 탕자쉬안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왕이 부장을 만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서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북미간 무역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방중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10월 中건국절 답방? 쉽지 않을듯
실제로 왕이 부장의 이번 방북이 주목을 받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답방 가능성 때문이었다.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지난 6월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찾은 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건국절(10월 1일)이나 북중수교기념일(10월 6일)이 있는 10월 초에 답방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최고지도자의 의전을 중시하는 건국절에 중국을 찾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건국절에 중국을 가게 되면 다른 나라 수반과 같이 서게 되는데 북한이 보기에 모양새가 좋지 않다"면서 "시진핑 주석과 단독으로 만날 수 있는 시기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수령의 이미지는 다른 나라 수반 보다 위에 있는 존재다.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정도가 나란히 설수 있다는 식이다. 다만 "그럼에도 건국절에 방문을 한다면 그것은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겠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방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 무역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받아들여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김정은 위원장 역시 중국을 방문해야 할 정도로 다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과거 북미협상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을 만나고 나면 이전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고 미국은 이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