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비틀스와 달리 위로·희망메시지 전달"
2019.09.05 20:24
수정 : 2019.09.05 20:24기사원문
K팝 대표그룹으로 꼽히는 방탄소년단(BTS)이 전 세계적으로 활동범위를 넓히며 영향력을 키우자 과거 영국 팝그룹 비틀스와 비교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그러나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사진)는 이 같은 비교에 대해 "BTS를 비틀스와 비교하는 것은 이전 세대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1960년대 세계적인 팝그룹이던 비틀스는 이전 세대에, 2019년 현재는 세계적인 팝그룹으로 BTS가 활동하고 있을 뿐 두 그룹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없다는 지적이다.
대중문화 연구를 전담하는 홍 교수는 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 덕형포럼에서 'BTS 현상과 의미, 시사점'이란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BTS를 비틀스와 비교한 것은 서구 언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1년에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세 번한 팝그룹은 BTS와 비틀스 이 두 팀밖에 없다"며 "비틀스는 냉전시기에 활동했고, BTS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나타난 작은 영웅이다. 이 둘을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BTS가 큰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로 멤버들의 노력과 성장을 꼽았다.
시골 출신임을 내세운 BTS가 비주류의 벽을 뚫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팬들이 공감하고 자극을 받는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BTS의 이야기는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다"라면서 "'어려움을 겪고 꿈이 없어도 괜찮아' '하고 싶은 게 없어도 괜찮아'라는 그런 위로가 있어 많은 부분에서 팬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혀 작곡하지 못하던 멤버들이 이젠 작사·작곡을 하면서 활동기간 7년간 이들은 모두 성장하고 있다"며 "실패했던 사람들에게 굉장한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성장하는 게, 능력의 상승이 보인다는 게 노력의 결과라는 점에서 감동적"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홍 교수는 BTS 멤버들에 대해 "잘나지 않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전 세계 다문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청년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변하게 하는 재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대 주류 기획사가 아님에도 기존 미디어가 아닌 다른 접근방식으로 성공해 새로운 아이돌 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팬덤 문화는 공고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BTS 멤버들에게 자율성을 많이 줬고, 이들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써냈다"며 "자기들의 표현력이 앞에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그게 중요한 특성이 돼 멤버들이 자발적인 소통을 한다. 어디까지가 기획이고 어디까지가 자발적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홍 교수는 BTS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공식음악과 영상' 'BTS 멤버 일상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2차 산물' '자연인 7명 멤버 스토리' 등 세 단계의 특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이 사람들의 이야기 월드와 팬들이 교섭하고 있다. 노래 속에 이야기가 관통한다"며 "7명의 멤버들이 힘든 상황을 뚫고 어떻게 길을 만들어가는지가 노래와 영상에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같은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BT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한 홍 교수는 "앨범이 시리즈다. 몇년간 끌고갈 이야기를 구성해놓고 있다"며 "픽션 캐릭터들마다 삶이 있다. 팬들이 조각난 이야기 사이를 메우고, 팬들로 하여금 못 헤어나게 굉장히 많은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낸다"고 부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