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답변 분통" vs. "법무부 장관 역할 검증했어야"
2019.09.06 17:57
수정 : 2019.09.06 20:10기사원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6일 시민과 보수·진보 단체, 법조계 등은 엇갈린 반응을 쏟아냈다. "딸 문제보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역할 검증에 집중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각종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가 보기 좋지 않았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조 후보자, 모르쇠로 일관"
시민단체는 이날 청문회 내용과 관련, "의혹을 해명하려는 후보자의 태도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공정모임) 대표는 "과거 청문회 후보자들을 봤을 때 이 정도 도덕성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졌으면 벌써 낙마를 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모른다, 수사 중이다'라며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답변을 못하는 태도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다른 후보자가 어떤 죄를 짓더라도 '모른다'고 일관하면 된다는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도덕성 자질이 통과돼야 후보자의 정책비전을 말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조 후보자는 가족 의혹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갖추지 못했으니 이미 낙제점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도 "그동안의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들은 모두 권력의 사유화에서 나온 일"이라며 "딸 문제뿐만이 아니라 민정수석이 된 이후에 불거진 사모펀드 의혹 등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자에 대한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과 관련해서도 비난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대변인 출신인 정준길 변호사는 "문재인정부가 검찰개혁을 할 사람이 조 후보자밖에 없다고 보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그건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조국 개혁인 셈이며, 허물 있는 사람을 세워서 검찰개혁을 외치는 것은 개혁에 대한 정당성까지 훼손시키는 꼴"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이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대학원생 안모씨(31)는 "조 후보자가 왜 이렇게 법무부 장관 자리에 목숨을 거는지 모르겠다"며 "자신만이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딸 문제보다 검찰개혁 비전 우선"
반면 청문회장에서 후보자를 향해 쏟아진 딸의 입시부정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도 나왔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은 "청문회에서는 청문회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며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방향, 실행방법 등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그런 것들을 토대로 구체적 비전을 가지고 설득해야 하는데 표창장 도장을 누가 찍었는지에 열중인 모습"이라며 "딸 문제도 물론 중요한 사항이지만 청문회장 밖에서 해결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박모씨(31)도 "지금 후보자를 향한 의혹은 조 후보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가족들에 대한 의혹이 대부분"이라며 "본인도 부족했던 부분들을 인정하고 있으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지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최재성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