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지소미아 종료’ 공개 설전 냉각..중재자 미국은 ‘안보청구서’에만 관심
2019.09.06 18:09
수정 : 2019.09.06 18:09기사원문
한·일이 국제무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두고 공개 설전을 벌인 가운데 당분간 냉각기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중재역할을 자임했던 미국은 정작 한·일 갈등 문제에 일정 거리두기를 두면서 정작 방위비 분담금 등 '안보청구서'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동맹국으로 자국 이익 확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 韓日 냉각기 당분간 지속
전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안보대화(SDD·Seoul Defense Dialogue) 에서 모리모토 사토시 일본 전 방위상이 먼저 주제와 관련없는 지소미아 이슈를 꺼냈다.
그는 "이 기회를 빌려 한 가지 구체적인 점을 논의한 후에 평화 프로세스를 논의하겠다"며 "최근 한국 정부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점은 유감스럽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박재민 국방차관은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에 안보상 이유로 일부 수출규제 결정을 했다"며 "한국을 믿지 못하고 그런 결정(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을 내린 나라와 어떻게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느냐고 판단해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고 맞받아쳤다.
■ 트럼프 관심은 온통 '방위비'에만
하지만 한·미·일 동맹관계의 주요 축인 미국은 정작 '강 건너 불구경하듯' 이번 일을 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일 갈등 중재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 없이 방위비 분담금,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 자국 '안보청구서'만 들이밀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말로는 세계 대통령을 외치면서 글로벌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주요 이슈 현안에 대한 '거중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는 대신, 오로지 자국 이익 확보에만 열을 올리면서 오히려 글로벌 갈등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이 상황과 철저히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한국·필리핀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를 위해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가 고마워해야 한다'고 하는 (동맹국) 지도자를 본 적도 없다. 나는 '당신이 고마워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안보청구서 확보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현 (한·미, 한·일, 한·미·일)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뭐라고 코멘트하기도 조심스럽다"며 "한동안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