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광합성에 필요한 촉매 기술개발… 수소경제 앞당기나
2019.09.10 13:15
수정 : 2019.09.10 13: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협업을 통해 인공광합성에 필요한 촉매를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연구를 통해 이 기술이 촉매에 적용, 물과 이산화탄소를 최종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민병권 본부장, 황윤정 박사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 연구팀과의 전략적 협력 연구인 'KIST 조인트 리서치 랩' 사업을 통해 인공광합성 분야의 난제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름산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는 전기분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공광합성 기술은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탄화수소 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와 더불어 유용한 연료 및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를 생산하기 때문에 미래 친환경 에너지 및 화학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팔라듐' 금속을 촉매로 활용하면 이산화탄소를 포름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포름산은 상온에서 자발적으로 수소로 전환되며, 안정적 액체 상태로 존재해 운반이 쉽다. 따라서 향후 차세대 자동차 연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며 수소 에너지 산업과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는 중요한 화학물질이다.
팔라듐 금속은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름산을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전환할 때, 가장 효과적 촉매로 알려져 있다. 매우 높은 선택도로 포름산을 만들어내는 획기적인 소재다. 하지만 반응 도중 생성되는 물질인 일산화탄소가 촉매 표면에 달라붙어 촉매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로 인해 산업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KIST 공동연구진은 전압을 가해 산화 반응을 유도하면 촉매 표면에 달라붙은 일산화탄소가 포름산보다 먼저 산화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더욱이 특정 전압 범위에서는 포름산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문제가 되는 일산화탄소만을 산화시켜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환원·산화 반응을 주기적으로 교차해 유도하는 새로운 '2단계 전기분해법'을 고안해 촉매 활성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면서 98%의 선택도로 포름산을 생성해내는 촉매 반응 시스템을 개발했다.
KIST 민병권 본부장은 "이 연구는 국내 최고의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자들이 힘을 합쳐 인공광합성 기술의 가장 어려운 숙제인 촉매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파급력이 있다."고 말했다. 민 본부장은 이어서 "이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한 이찬우 박사는 올해 국민대학교 응용화학과 조교수로 임용되는 등 연구성과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새로운 학연 협력의 좋은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KIST는 2016년부터 국내의 유능한 교수를 선정해 KIST의 최고 수준 연구팀과의 전략적 협력 연구를 통해 고난도 기술 난제 해결 및 세계적 연구성과 창출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융합연구 프로그램인 'KIST 조인트 리서치 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KIST 조인트 리서치 랩은 우리나라 인공광합성 기술의 실용화를 위한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조인트 리서치 랩 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종합 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