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동성 펭귄부부, '젠더리스' 아기펭귄 입양했다

      2019.09.11 15:15   수정 : 2019.09.11 15:21기사원문
영국 런던 아쿠아리움은 10일(현지시간) '록키'과 '마라마' 이름을 가진 두 암컷 젠투펭귄 부부가 생후 4개월 된 어린 펭귄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 런던 아쿠아리움 해양생물(Sea Life) 페이스북


록키와 마라마 펭귄부부가 입양한 '젠더리스' 아이 펭귄 © 런던 아쿠아리움 해양생물(Sea Life) 페이스북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런던 아쿠아리움에는 '젠더리스(무성)' 아이를 키우는 암컷 동성 펭귄커플이 있다.

1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아쿠아리움은 '록키'과 '마라마' 이름을 가진 두 암컷 젠투펭귄 부부가 생후 4개월 된 어린 펭귄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 아쿠아리움 사육사들은 보통 새로 태어난 아기 펭귄에 성별에 따른 이름을 붙여주지만 이번에는 따로 성별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야생에서 성인이 되는 2살 전까지는 '무성(無性)'으로 자라는 펭귄의 습성에 따른 결정이다.


그레이엄 맥그레이스 총관리인은 "성 중립성은 인간 세상에서 최근에야 논의 주제가 되고 있는 데 반해, 펭귄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성별 없이 자라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아쿠아리움에 따르면 록키와 마라마는 지난 6차례 번식기를 통해 서로를 '커플'로 인식하고 함께 아기를 키우기 위해 둥지를 만드는 능력도 보여줬다.

이에 사육사들은 다른 펭귄 부부의 알을 이들의 보금자리에 넣어줬다고 밝혔다. 다른 두 마리 아기들도 돌봐야 하는 이 펭귄 부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의도였다.

젬마 클루커스 코넬대학교 조류연구소 연구원은 "젠투펭귄은 수컷과 암컷이 외관상으로도 행동면에서도 거의 차이가 없다"며 "번식기에도 수컷과 암컷이 똑같이 육아를 분담한다"고 말했다.

동성 펭귄커플이 부모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 베를린의 동물원에서도 수컷 동성 임금펭귄 커플이 알을 입양해 키우고 있고, 런던과 시드니, 뉴욕에 있는 다른 동물원에도 동성 펭귄커플이 있다고 알려졌다.

젠투펭귄은 황제펭귄과 임금펭귄 다음으로 몸집이 큰 펭귄종으로, 가장 빠른 수영 속도를 자랑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 '관심대상종(Least Concern)' 지위에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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