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과 금태섭, '조국 청문회'가 남긴 민주당의 미래

      2019.09.14 13:45   수정 : 2019.09.14 14: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난 한 달, 조국 법무부 장관은 뜨거운 감자였다.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초대형 블랙홀이기도 했다. 조 장관의 인사청문 과정은 진보와 보수, 기성세대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수 많은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새로운 내일을 내다볼 수 있는 계기도 됐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안희정, 김경수, 이재명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조국이라는 새로운 정권교체 카드가 떠오른 것이다.
SBS가 지난 9일 오후부터 11일 오후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낙연 총리(15.9%),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4.4%)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랐다. 조 장관 지지율은 7%로 유승민 의원(5.3%), 이재명 경기지사(5%)를 넘었다.

또다른 의미도 있다. 조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민주당의 지독한 고질병이었던 계파 갈등이 적어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다.

조 장관 '절대사수' 기조속에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별다른 제지 없이 터져나왔다. 물론 조 장관을 비판한 몇몇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당원과 조 장관 지지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당 내 비판과 비난, 내부 총질의 목소리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졌다.

조 장관 인사청문 기간 가장 눈에 띄는 민주당 소속 의원은 두 사람이었다. 김종민 의원과 금태섭 의원이다. 김종민 의원은 조국 절대사수의 '선봉장'이었다. 금태섭 의원은 조 장관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에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종민의 의리와 금태섭의 용기는 '조국 청문회'가 남긴 민주당의 미래"라고 평가했다.

■김종민, '피닉제' 잡은 노무현의 남자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대표적인 친노 인사이자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을 시작으로 청와대 대변인,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냈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개설한 온라인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 개발 및 운영에 참여 하기도 했다.

2010년 충청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2012년 총선에 민주통합당 깃발로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에 출마했지만 이인제 전 의원에게 패했다.

김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이 전 의원에게 설욕했다. 두 사람은 개표 내내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벌인 끝에 김 의원이 4만5203표, 43.55%를 얻어 당선됐다. 이 전 의원은 4만4165표, 42.55%를 득표했다. 1038표, 1%P 신승이었다.

김 의원은 '광폭 행보'로 불릴 법한 의정활동으로 입소문이 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지만 상임위 경계를 넘어선 여러 현안을 섭렵하기로 유명하다. 정치권에선 "청와대 대변인 시절 못지 않은 의정활동으로 보좌진이 힘들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김 의원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는 씩씩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정치개혁'은 김 의원의 정치적 소명 중 하나다. 정개특위 제1소위원장을 맡아 비례성을 강화한 선거법 개정안 마련에 역할을 했다.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심상정 안'이 김 의원의 구상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많다.

김 의원은 조 장관 인사청문회 초기 부터 조 장관을 향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청문회 기간 중 "조 장관의 9가지 의혹 중 단 하나라도 사실임을 증명하면 조국 후보를 반대하겠다"는 강수를 두기도 했고 조 장관 임명 후엔 검찰을 향해 "조 장관 임명 후에는 어느 정도 수사를 조절하고 절제 할 필요성이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금태섭, '손익계산서' 없는 소신
금태섭 의원은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대표적인 민주당 내 소장파로 손꼽힌다. '비문' 의원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현재로선 민주당 내 계파는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지만 큰 틀에서 '친문'이라는 뜻이다.

금 의원은 조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선명한 소신을 드러냈다. 금 의원이 조 장관에 쓴소리를 낼 것이라는 분위기는 청문회 전부터 알려졌지만 '생각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는 조 장관의 여러 의혹들이 청년 세대에게 주는 박탈감과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불법과 위법을 떠나 이것이 정의인가?'라는 청년 세대의 질문을 가감없이 전달했다.

그러자 민주당 지지자와 조 장관 지지자들은 금 의원을 'X-맨'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금 의원은 조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수 천통의 항의성 문자메세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금 의원은 지난 2011년 조 장관의 정계진출을 간곡히 권유할 만큼 조 장관의 개혁성과 상징성에 동의했던 인물이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그 정도 목소리도 못내면 민주 정당이 아니다. 조 장관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 대부분이 다음 총선에서 살아 남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청와대와 당의 기조에 반박하는 목소리를 냈을 지라도 공천 및 당선 경쟁력엔 지장이 없다는 분석이다.

금 의원은 조 장관 수사를 이끌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지난 7월 윤 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윤 총장이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에 대해 윤 총장이 위증 의혹에 휩싸이자 "(윤 총장의 해명이) 명백히 거짓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한 것 이다.


이에 정치권 관계자는 "금 의원은 정치적 손익계산서를 따지지 않는 인물 같다"며 "아무리 소장파라도 중요 사안 마다 자신의 소신을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