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뱅커
2019.09.15 17:20
수정 : 2019.09.15 17:20기사원문
부동산 또는 상속·증여 등 세제정책에 변화가 생기면 따로 설명회를 갖기도 한다. 소수 부자들이 전문가와 질의응답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파악하고 전략을 세우는 동안 다른 이들은 신문기사를 뒤지거나 인터넷을 검색한다. PB로부터 자산관리를 받는 부자들은 저절로 자본주의, 곧 돈의 힘을 느낀다.
PB는 스위스가 원조다. 스위스엔 창립 200~300년 된 프라이빗뱅크가 많다. 이들은 무한책임과 비밀엄수 같은 엄격한 규율로 전 세계에서 고객을 끌어모았다. 첩보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비밀계좌 창구는 스위스 프라이빗뱅크 중 하나일 공산이 크다. 극소수 부자만 상대하기 때문에 대중과는 거리가 멀다. 바우만, 보르디에르, 구츠빌러 등 이름조차 생소하다. 가끔 욕도 먹지만 신뢰만큼은 목숨을 걸고 지킨다.
국내 증권사 PB 한 명이 이른바 조국사태에 얽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고객이던 동양대 정경심 교수(조국 법무장관의 부인)가 집·사무실 PC에 손을 댈 때 관여한 혐의라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PB의 역할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참 한국적인 풍토다. 금융강국 스위스를 보면 답이 보인다. 스위스 PB라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지금이라도 은행연합회 또는 금융투자협회 차원에서 PB 행동규범이라도 마련해야 할 듯싶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