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아들 살해한 아버지, 추석 앞두고 극단적 선택
2019.09.19 17:00
수정 : 2019.09.19 17:07기사원문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30년 가까이 돌봐온 뇌병변 아들을 살해한 아버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명)는 지난 18일 316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2)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에서 사망을 이유로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변사체로 발견됐다.
A씨는 지난해 8월 10일 오전 5시35분께 세종시 소재 집에서 아들(29)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태어날 때부터 29년간 뇌병변 질환인 소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돌보던 중 자신이 급성백혈병이 발병해 항암 치료를 받게 되자 "내가 죽으면 아들을 누가 돌봐줄지" 걱정하다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씨는 아들을 살해한 후 세종보에서 뛰어 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치고 경찰에 체포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면서 반성하고 있고, 소두증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말을 못하는 아들을 30년간 돌보다 자신이 급성 백혈병을 앓자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생을 마감하려 한 것으로 이러한 범행 동기는 정상 참작한다"며 "다만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로, 피해자가 중증장애인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친아들을 살해한 범행은 용납할 수 없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높다. 친아버지로 부터 전선에 목을 감겨 살해당한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리기 조차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