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용암해수 산업단지 조성…고부가가치화 역점”

      2019.09.22 14:49   수정 : 2019.09.22 14:49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용암해수는 염지하수다. 제주삼다수에 쓰이는 담수지하수와 달리 태고의 제주바다가 만들어 낸 맑고 깨끗한 물이다. 바닷물이 화산 암반층에 의해 자연 여과돼 육지의 지하로 스며든 물로, 미네랄과 영양염류가 매우 풍부할 뿐만 아니라 유기물과 병원균이 거의 없는 천혜의 지하수자원이다.



■ 애물단지 제주 땅속 ‘짠물’…정작 알고 보니 귀한 보물

용암해수는 제주 동부지역에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다. 제주 동부지역은 바닷물의 투과가 좋은 화산 암반층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깨끗한 지하수가 나오는 것과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에선 짠물이 나와 농사에 고초를 겪었는데, 이 짠물의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알려지면서 매우 귀한 보물을 갖게 된 셈이다.

(재)제주테크노파크(원장 허영호)는 용암해수가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2013년 3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세계 유일의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를 조성했다.



■ 용암해수, ‘순환자원’이자 경제·안전·안정·기능성 확보


장원국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장(52)은 용암해수의 청정성·안정성·안전성·기능성에 주목하고, 고부가가치화에 진력하고 있다. 장 센터장은 “용암해수는 일반 바닷물과는 달리 외부환경에 노출되어 있지 않아 연중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다, 해수가 화산 암반층에 의해 육지 지하로 스며들면서 아연·바나듐·철·셀레늄·게르마늄과 인체에 유용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기능성 음료와 화장품과 같은 다양한 제품군의 고부가치화를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는 19만7341㎡ 규모의 부지에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와 함께 교육연구·전시시설, 음료 제조업, 향장품·기능성 제품 제조업, 식품 제조업, 스파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오리온제주용암수·제이크레이션(이상 음료), SK바이오랜드·콧데·두래(이상 화장품), 비케이바이오·제주미네랄솔트(이상 식품) 등 7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입주 수요도 많아 올해 4월 문을 연 아파트형 공장에는 14개 업체가 들어서 있다.



■ 화장품·음료·식품업체 입주…제주형 청정 물산업 토대


장 센터장은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는 용암해수산업육성을 위한 거점기관”이라며 “▷용암해수 산업화 소재 생산·가공원료 공급 ▷기업유치·벤처기업 창업지원 ▷용암해수 인증 브랜드(바라눌 제주워터) 관리 운영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용암해수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용암해수 취수·공급을 위한 원료 생산동과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산지원동이 운영되고 있다. 생산지원동에는 농축·건조·착즙시실과 음료·식품·화장품 시제품 생산시설, 바이오 복합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 2021년까지 신규일자리 300개·매출액 2000억원 목표

용암해수 연구기반 구축과 이화학적 특성 규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는 이를 통해 특허 16건, 시제품 개발 38건, 상표 시안 44건, 안전성·기능성 평가 110회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장 센터장은 이를 토대로 용암해수 고부가가치화와 자생력 확보 차원에서 기존 연구·생산시설을 활용해 시제품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장 센터장은 “용암해수산업을 통해 2021년까지 신규일자리 300개, 매출액 2000억원을 달성하고 1차 산업과 제조업·헬스케어·관광이 융복합한 제주형 청정 물산업의 토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공동연구 결과, 용암해수 미네랄은 다양한 기능성을 갖고 있으며, 특히 인체의 신체 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해양 항노화(抗老化)산업 융합 발전을 위한 산·학·연·관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모델 창출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 해양 항노화산업과 접목, 용암해수산업 생태계 활성화

해양 항노화산업은 해양생물이나 해양자원을 이용해 노화와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제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 신사업이다. 장 센터장은 “인간 평균수명 100세를 의미하는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 시대를 맞아 항노화 융합산업을 통한 용암해수 고부가가치화에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센터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정보시스템 감리사로 일하다 2011년 5월 제주테크노파크 디지털융합센터 IT·SW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기업지원단 사업화지원부장과 경영전략팀장·총무팀장·행정지원실장을 거쳐 지난 3월부터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한편 해양심층수는 수심 200미터 이상의 깊은 해저에서 취수하기 때문에 취수배관 설치에 따른 관리비용이 높다. 반면 용암해수는 육지부에서 취수하므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용암해수는 1일 1000톤 생산을 기준으로 1만960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 부존돼 있으며, 순환자원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용어설명] : 바라눌(Baranul)

바라눌은 바라(바다)와 눌(땅)의 순우리말 결합어로 용암해수산업단지 내에서 생산된 제품에 부여되는 용암해수 인증브랜드다. 제주바다와 땅이 만든 물을 뜻한다.
브랜드 디자인을 보면, 물을 형상화한 원형 중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원들은 바닷물을 표현하고 있다. 또 중간에 있는 원형은 화산 암반층을, 마지막 가장 안쪽에 위치한 그린 컬러의 원들은 용암해수를 상징한다.
용암해수 인증브랜드가 도입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총 6개 업체에서 80개 제품이 바라눌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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