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값으로 건물주"… 부동산 리츠시장 판커진다
2019.09.22 18:40
수정 : 2019.09.22 18:40기사원문
■연말까지 롯데, NH, 이즈스 리츠 상장
2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롯데리츠, NH리츠, 이지스 리츠 등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공모형 리츠는 에이리츠, 케이탑, 모두투어,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 등 총 5종목이 상장돼 있다. 9월 둘째주 기준 5종목의 시가총액 규모는 약 8300억원 규모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롯데리츠의 공모규모를 약 5000억원, NH리츠 1200억원, 이지스리츠 24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올 연말까지 공모형 리츠 시장이 약 2배 커지는 셈이다.
국내 리츠 시장의 경우 현재까지는 소수(50인 미만)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 리츠 중심으로 형성됐다. 현재 국내 리츠는 약 230개, 약 44조원 규모지만 상장 리츠는 5개(8300억원)로 전체의 약 4~5%에 불과하다. 공모형 리츠의 주당 가격은 3000~8000원 수준으로 투자 장벽이 높지 않고 정부에서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만큼 업계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공모 리츠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형 리츠의 수익에 대해 분리과세를 통해 기존 금융 세금 15%보다 6%가량 저렴한 9%로 분리과세를 한 측면은 운용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라며 "향후 정부에서 각 공모리츠별로 투자 신뢰성과 수익성 지표를 발표하면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가령 A리츠의 배당 수익률이 8%, B리츠의 배당 수익률이 5%일 경우 A리츠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가령 A리츠의 기초자산이 되는 오피스 건물이 임대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거나 위험성이 높을 경우도 있는데 이를 정부가 판단해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홈플러스 리츠 상장 실패 반면교사
올해 초 공모리츠 시장에서 '대어'로 불리며 상장을 추진했으나 결국 실패한 홈플러스 리츠를 반면 교사 삼아 투자 지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올 초 홈플러스 리츠는 전국 홈플러스 대형마트 매장 51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 상장을 추진했다. 전체 상장 규모만 1조5000억~1조7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리츠였으나 수요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형 리츠의 성공을 위해서는 리츠 운용사의 신뢰성, 기초 자산이 되는 건물의 안정적인 수익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홈플러스의 경우 기초자산이 되는 건물이 많아 실사 평가 등이 쉽지 않았고, 오프라인 유통업의 하락세, 홈플러스 대주주의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문 등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이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리츠를 통해 유동화를 하고 사업을 철수하거나 건물 매각 등에 들어갈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올 연말 상장을 앞둔 롯데리츠의 경우 기초자산이 되는 백화점 등 핵심자산이 우량하고 롯데 역시 유통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NH 리츠도 삼성물산 서초사옥, 강남N타워 등 기초 자산이 특A급 건물로 돼 있어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리츠 운용사, 리츠의 기초 자산이 되는 건물의 수익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신한알파리츠의 주식은 올해 1월 5000원대 중반에서 현재 8000원으로 50% 가깝게 상승했다.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판교의 알파돔과 용산더프라임 등 알짜 오피스 빌등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으며 임차율 역시 90%를 넘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코아 야탑·일산·평촌점 등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대형 쇼핑몰에 투자하는 이리츠코크렙도 같은 기간 30% 이상 상승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